2004년 새해 첫날의 뉴욕 증시는 한 해 증시에 무슨 의미를 갖고 있을까. 단 하루의 거래에서 1년 증시의 단초를 엿보겠다는 생각 자체가 난센스지만 새해 첫거래일인 2일의 월가 동향은 투자자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줬다. 바로 올해 증시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애물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이라는 점과 테러 불안이 시장에 늘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2일 다우는 AT&T와 씨티그룹 등이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44.07포인트(0.42%) 내린 10,409.85로 마감됐다. 나스닥은 3.31포인트(0.17%) 올라 2006.68을 기록했지만 전체 시장 분위기는 다우 하락이 주도했다. 경제지표는 아주 좋았다. 이날 발표된 공급관리협회(ISM)의 작년 12월 제조업지수는 66.2로 예상치 61은 물론 지난해11월 지수 62.8을 웃돌았다. 이는 2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경기 지표가 금리 상승을 앞당길지 모른다는 예상을 낳았고 그것이 다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상반기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로선 FRB가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고용 불안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활기찬 제조업 동향에서 확인된 것처럼 경기회복세가 의외로 강하고 확실한 고용 증가로까지 이어질 경우 FRB가 마냥 금리 인상을 늦추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런 예상들이 2일 시장에 부분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와튼스쿨의 제레미 시겔 교수는 "올해 미국 증시의 최대 위협은 금리 인상"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상 시기를 점치기는 어렵지만 그런 논의 자체가 올해 증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될 것 같다. 금리가 오를 경우 미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개인 소비가 뒤뚱거리는 등 그 파급 효과는 만만치않다. 2일 다우 지수 하락에는 테러 불안도 한몫 했다. 런던발 워싱턴DC행 영국 비행기가 취소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토머스 위젤 파트너스의 팀 히킨 이사는 "테러 불안이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며 "지금까지 보유나 매수 쪽에 섰던 투자자들은 당분간 시장에서 비켜서 있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월가 분위기가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상반기에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들은 철저한 비용 절감 노력으로 이익을 늘리고 저금리 추세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개인 소비나 기업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는9일에는 12월 비농업부문의 일자리 창출과 실업률이 발표된다. 미국 경제의 체온이 몇도인지, 금리인상은 앞당겨질 수 있는지 등을 전망해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전문가들은 12월 비농업부문의 일자리 증가가 무려 14만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월 고용 증가는 5만7천명에 그쳤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