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상임 지휘자 곽승씨의 위촉계약 해지로 파문을 겪은 서울시교향악단이 당장 9일로 예정된 신년음악회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세종문화회관은 올해 예정된 서울시향의 모든 연주 일정을 객원 지휘자로 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곽씨는 이에 응할 수 없다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새해 첫 연주회인 9일 신년음악회(오후 7시30분·예술의전당 콘서트홀)와 이를 위해 5일부터 시작되는 연습 일정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코앞으로 다가온 연주회를 위해 장윤성씨를 부랴부랴 객원 지휘자로 초빙,5일부터 연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지만 곽씨 또한 이날부터 출근투쟁에 나서 연습에 참여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측은 "계약을 해지한 사실은 분명한 만큼 더 이상 나오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곽씨가 출근한다고 해서 이를 몸으로 저지할 수 없어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곽씨는 이에 대해 "이번 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주관대로 할 것"이라며 5일부터 시작되는 연습과 9일 연주회에 반드시 참석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곽씨는 최근 변호사 선임을 마치고 손해배상 및 명예훼손 등 본격적인 소송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향 단원들의 입장도 매우 난처한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곽씨를 지지하는 서명서를 단원 76명의 이름으로 작성,서울시에 제출하는 등 나름대로 입장 표명을 했지만 계속되는 양측의 대립에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세종문화회관은 연 1백80일을 근무해야 한다는 조건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곽씨를 계약 해지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