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1990년대말 미 증시 버블을 인위적으로 터뜨리지 않고 그대로 방치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3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미국경제협회(AEA) 연례총회에 참석,"FRB가 (금리인상을 통해) 거품을 터뜨렸다면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그동안 FRB가 90년대 말의 증시거품을 막지 못하는 정책상의 대형 실수를 범해 지난 2~3년간의 경기침체를 초래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린스펀 의장은 "금리인상을 통해 증시의 완만한 하락을 이끌어야 했다는 일부의 주장은 착각(illusion)"이라며 당시 여러 지표를 감안할 때 금리를 그대로 두는 게 가장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전한 정책은 판단(judgement)을 요구하며,단순한 규칙(simple rules)에 의해 수립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새해 첫 공식연설에서 미국의 현 경제상태 및 금리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올해 77세로 재임 17년을 맞는 그는 오는 6월 임기가 만료된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재지명을 시사해 4년 임기의 FRB의장직에 다시 오를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