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드 로잔'에서 사상 최초 한국인 발레리노가 우승한 사례가 나왔다. 주인공은 한국인 발레리노 박윤재 군(16). 한국어 수상 소감을 들으며 가슴 한 켠이 뜨거워졌다. 현지 열기는 우승자 발표를 향해가며 점점 뜨거워졌고 장학생들의 이름이 호명되면서 절정에 달했다. 스위스의 작은 도시 로잔은 매년 2월 초 프리 드 로잔 기간만 되면 온 도시가 축제분위기로 들썩인다. 결선 무대가 열리는 극장에 빈자리의 좌석은 찾아볼 수 없었고 무대위 출전 무용수들의 에너지는 더욱 폭발적이었다. 파이널 무대에 오르지 못한 무용수들도 객석에서 동료들의 무대를 보며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파이널 무대에 오른 20명 중 14명이 한국, 중국, 일본에서 왔고 특히 여성 무용수의 경우 미국인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아시아인이었다. 서양에 뿌리를 두고 있는 순수 예술에서 아시아인들이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증거였다.박윤재 학생의 실력은 우승이 유력하다고 점쳐질 정도로 대단했다. 우월한 신체 조건과 파워풀한 움직임, 그리고 신체에 대한 명확한 제어 능력, 관객을 끌어당기는 매력까지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이 콩쿠르에서 지도자 자격으로 5명의 학생들과 참가한 나는 20여년 전 출전했었다. 어릴 때부터 동경하고 최근까지도 큰 활약을 펼치던 슈퍼스타가 심사위원이 된 모습을 이번 콩쿠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주로 이 대회 역대 수상자들이 심사위원으로 채택되는데 열정적으로 코칭하는 모습은 올해 프리 드 로잔의 또다른 감동 포인트였다. 전설적인 분들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참가자들에게는 무척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꽃피우
8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무용 콩쿠르 '프리 드 로잔(Prix de Lausanne)'에서 서울예고 박윤재 군(16)이 1등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인 발레리노로 기록한 첫 1위이기도 하다. 프리 드 로잔은 발레 꿈나무들의 등용문으로 불리는 유서깊은 콩쿠르로 올해 53회째를 맞는다.콩쿠르의 취지는 15~18세 발레 무용수들에게 세계적인 발레 컴퍼니 및 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돼 경험을 쌓도록 돕는 데 있다. 보통 매년 결선 진출자들의 절반 정도인 8~9명이 '장학생'으로 선발되는데 마지막에 호명되는 사람이 1위 장학생이다. 지난해 10월 프리 드 로잔 주최측은 예선 통과자 86명의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그 중 한국인 무용수들은 14명으로 미국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참가자를 보유한 나라였다.▶▶▶[관련 기사] '로잔 발레 콩쿠르 본선 진출 한국학생 14명…미국 이어 2위올해 행사는 지난 3일 막이 올랐다. 참가자들은 세계 무대를 누빈 무용수 출신 코치들의 수업에 참여해 기본기를 점검 받고, 각자 준비한 레퍼토리(고전 발레, 컨템포러리 발레)를 보여주며 평가받았다. 기량은 물론 춤을 대하는 태도, 연기력과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를 평가받는다. 빼곡한 일정을 소화한 뒤 결선 진출자가 가려지는데, 예선 통과자의 4분의 1정도만 결선에 진출할 기회를 얻는다.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된 결선 진출자는 총 20명. 20명의 결선 진출자 가운데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국가 발레 무용수들이 14명으로 70%를 차지했다. 한국인 무용수로는 김보경(17·부산예고), 박윤재(16·서울예고), 성지민(계원여고·17), 안지오(선화예고·16) 등 4명이 결선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