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시대 열린다] (3) '물류혁명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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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인구의 73%가 집중된 경부축의 교통난과 물류난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부고속도로 이용자와 여객기 고객이 고속철도로 전환됨에 따라 철도수송량이 급증할 전망이다.
현재 경부선 철도의 선로용량은 포화상태다.
고속철 개통으로 새마을호 등 일반 철도여객이 고속열차로 옮아가면서 일반 철도의 화물수송여력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이에따라 현재 연간 39만개인 철도의 수출컨테이너 운송물량이 7.7배로 급증, 연간 3백만개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부산간 여객수송능력도 하루 18만여명에서 52만~ 60만명(통일호 이상)으로 최고 3.3배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고속철 개통으로 인한 시간 및 운행비 절감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1조8천억원(2005년 기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우리나라 물류비 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6.3%로 일본(9.6%), 미국(10.1%)보다 훨씬 높은데 고속철 운송이 본궤도에 오르면 물류비 부담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철도 비중 대폭 확대
국내 화물수송은 철도의 연계수송과 일관수송 취약으로 주로 도로에 의존해왔다.
물류에서 차지하는 철도 역할이 미미하면서 도로를 이용하는 트럭수송이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했고 이는 도로 혼잡도를 가중시켜왔다.
실제로 전국 7대 도시의 교통혼잡비용은 지난 2000년 19조4천5백억원으로 99년대비 13.6% 증가해 GDP의 3.7%를 차지했다.
혼잡비용은 91년 4조5천6백억원을 기록한 이후 연평균 17.5%씩 증가했다.
국가 물류비는 2001년 67조4천6백70억원으로 GDP의 12.4%에 달하고 있다.
물류비중 수송비가 44조9천4백10억원으로 전체 물류비의 66%다.
이 가운데 도로수송비는 국가 물류비의 63.5%인 42조8천5백90억원인 반면 철도수송비는 7천10억원으로 1% 수준에 불과하다.
대량ㆍ장거리 수송에 유리한 철도 비중이 낮은 것이 국가물류비 부담을 늘려 왔다는 얘기다.
철도청은 고속철도 개통으로 철도 화물수송 분담률이 5%로 높아진다고 가정할 경우 물류비는 수송비에서 2천7백억원, 혼잡비용에서 6천3백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철도에서 1개(경부선의 경우 평균 30량)의 화물열차 운행은 20t 화물자동차 50대가 동시에 움직이는 효과가 있다.
고속철 개통으로 4백34개의 화물열차를 조정, 1일기준 46개 열차를 추가 운행하면 하루 총 4백80개 열차가 운행돼 2천3백대분의 화물트럭 수송량을 철도로 흡수할 수 있게 된다.
# 고속화물열차 달린다
철도청은 고속철도 개통에 맞춰 여유용량을 활용한 화물열차를 신설해 고속화 및 직통운행으로 수송력을 최대화할 방침이다.
우선 경부선에 고속 컨테이너 열차 12개를 투입하고 야간운행열차 10개를 주간으로 전환하는 등 화물열차 60개를 신설할 방침이다.
경부선 고속화물열차는 시속 1백20km로 운행, 의왕∼부산간을 현재의 8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여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또 전라선도 2008년 복선전철화가 완료되면 광양항∼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간에 고속화물열차를 운행할 계획이다.
김세호 철도청장은 "2단계 고속철이 개통되는 2010년에는 3백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해 경부고속도로 4개를 건설하는 것과 맞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통운 김만 과장은 "현재 육상에선 물류 정체가 심각한 상태"라며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철도의 물류비중이 높아져 국가적으로도 물류비 절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