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업계가 올해 사상 최대규모의 설비투자에 나선다. 생산효율이 높은 3백mm 웨이퍼라인 신.증설과 미세공정 확대를 통해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기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투자액이 사상 처음으로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해보다 78.6% 늘어난 1조5천억원,동부아남반도체는 1백68% 늘어난 6천5백85억원을 각각 쏟아붓는다. 총 투자금액만 7조원이 넘는다. 이는 세계 반도체 산업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올해도 PC 교체주기 도래와 아테네 올림픽 특수 등으로 최소 2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화성공장의 3백mm 웨이퍼 양산라인인 12라인의 2,3단계 설비투자에 3조원,3백mm 웨이퍼 신규라인인 13라인에 1조원 등 4조원 가량의 자금을 들여 11∼13라인의 웨이퍼 생산량을 월 5만장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기존라인 업그레이드에 5천억원,화성공장 증설 허용에 따른 14,15라인 기초공사에 5천억원 등 1조원 가량을 투입해 총 투자액은 지난해 4조2천억원보다 19% 늘어난 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8천4백억원을 투자했던 하이닉스도 올해 1조5천억원을 들여 이천공장에 3백mm 웨이퍼 생산을 위한 파일럿 라인 가동과 청주공장 양산라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또 모든 라인에 '골든 칩'으로 불리는 0.11미크론(㎛) 공정기술을 적용하고 플래시 메모리 양산에도 착수,생산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이는 양면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올해 합병절차를 끝내는 동부아남반도체의 경우 음성 상우공장과 부천공장의 0.13미크론 및 0.09미크론 생산라인 증설 및 보완투자에 모두 6천5백85억원을 투입한다. 이는 올해 0.18미크론 증설투자에 들어간 2천4백56억원보다 1백68%나 늘어난 규모로 동부아남반도체는 오는 2006년까지 설비확충에 총 1조2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도시바 NEC 등 기존 고객 외에 삼성전자와 필립스가 추가됐고 일본의 샤프와도 제휴를 통해 이미지센서 등을 공급할 계획이어서 설비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