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원자재 폭등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조짐이어서 기업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값 급등은 중국의 급성장에 따른 수급 차질과 원자재 수송선 부족현상으로 빚어진 구조적인 문제여서 관련업체는 물론 물가당국도 초긴장 상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ㆍ4분기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옥수수 콩 원유 원목 천연고무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이 새해 들어서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 원자재가 작년 6월에 비해 평균 2배 인상됐고 일부 품목은 5배까지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가격 상승이어서 적어도 2ㆍ4분기까지는 상승세가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나홀로 약세'를 유지하면서 기업들이 받는 원가상승 압박은 가중되고 있다. 유연탄의 경우 지난해 2월 t당 평균 1.78달러 하던 가격이 최근에는 9달러로 5배 이상 올랐다. 원목도 뉴질랜드산 라디에타파인 수입가격이 지난해 6월 ㎥당 65달러에서 1백달러선을 넘어섰다. 전세계 펄프가격의 기준이 되는 NBSK(캐나다·미국 북부지역 침엽수 펄프)의 경우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4백65∼5백10달러선을 유지해왔지만 지금은 5백50달러선을 오가며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다. 수입 고철가격도 지난해 5월 t당 1백50달러의 최저선을 기록한 이후 줄곧 상승, 불과 7개월 사이에 2백3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원자재가격 인상 러시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세계공장인 중국으로 수송선인 벌크선이 몰리면서 운임이 폭등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남양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팀장은 "이라크 정세 안정으로 유가가 폭락하지 않는 한 원자재가격은 한동안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원자재 수입업체들은 제품가격에 연동시키는 방법으로 충격을 줄이고 있으나 한계가 있어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