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례없는 수주 초호황을 누렸던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는 수주 목표를 하향조정했다. 조선업체들은 대신 고수익 선종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내실을 기한다는계획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은 올 한해 전체 수주목표를 지난해 실적(98억1천만 달러)보다 4.7% 낮은 93억5천100만 달러로 확정했다. 특히 주력 분야인 조선사업본부의 올 한해 수주목표는 44억5천500만 달러로, 세계 조선업체 사상 연간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해 68억 달러보다 34.5%나 낮췄다. 지난해 60억 달러 이상을 수주, 대우조선해양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한 삼성중공업[010140]도 올 수주목표를 35억 달러(선박 25억 달러, 해양 플랜트 10억 달러) 수준으로 크게 줄였다. 해양 플랜트 부문은 지난해(7억 달러)보다 40% 이상 증가한 수치지만 선박 부문은 50억 달러를 웃돌았던 작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한진중공업[003480]도 올 수주 목표를 지난해 15억 달러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7억 달러로 대폭 축소, 선별 수주에 나서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 역시 올 수주 목표를 지난해(42억3천만 달러) 수준을 미미하게 웃도는 약42억8천만 달러로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선박 부문은 35억8천만달러로 작년(32억 달러)보다 12% 정도 높여 잡았지만 해양플랜트 분야는 7억달러로 작년(10억3천만달러) 대비 32% 가량 줄였다. 국내 조선업계가 이처럼 수주 목표를 낮춘 것은 지난해 워낙 발주량이 폭주, 올해는 상대적으로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대부분 조선업체가 `수주풍년'으로 3년 이상의 넘치는 수주잔량을 확보, 일감이 넘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신 전세계적으로 8천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요 증가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고 대형 LNG선 프로젝트도 `봇물'을 이룰 예정이어서 조선업체들은 고수익위주의 `맞춤형 수주'에 전력, `양'보다는 `질'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세계적 오일메이저인 액슨모빌사가 진행중인 사상 최대 규모의 LNG프로젝트(28척, 60억 달러)의 다음달 초 입찰마감을 앞두고 현대, 대우, 삼성 등 국내 `빅3'도 입찰 준비에 막바지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부담과 원자재 가격 인상에 더해 9.11테러후 선가가 바닥에 있던 시기에 수주한 물량이 올해와 내년 매출분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업체들로서는 수익성면에서 악재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만회하고 활로를 찾으려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