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새해가 밝았다. 모든 일엔 분명한 목표와 계획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올 한 해의 재테크 목표를 설정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할 지금, 과연 어떤 밑그림을 그려야 할까. 그 답을 찾기 위해 한경은 재테크 전문가 5인을 대상으로 '2004년 재테크 환경과 전략'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전문가들은 올해는 부동산보다는 주식 관련 상품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또 경기회복으로 인한 금리 상승이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투자유망 상품으로는 주가지수연동예금, 주식형수익증권, 해외투자펀드, 일임형 랩 등을 꼽았다. 또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아파트보다는 상가나 토지에 관심을 두라고 말했다. ◆ 금리 최고 1%포인트 상승 새해 금리 전망과 관련,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에도 금리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고 저금리 기조가 '크게 바뀔 것'이란 얘기는 아니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금리 인상폭은 지난해 말 대비 0.5∼1%포인트 수준이다. 김인응 우리은행 재테크 팀장은 "경기회복과 함께 금리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설비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국고채 기준으로 0.5∼1%포인트 정도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시기는 2분기 말 또는 3분기 초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해 은행 예금과 대출 금리도 다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 팀장은 "1년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연 4.2% 수준에서 연 5.5%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고객들의 이자부담도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 주식 '맑음', 부동산 '흐림' 올해 주가지수가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 권인섭 삼성증권 상품기획팀장은 "올해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은 마의 고점인 1000포인트 돌파 여부"라며 "경기회복, 미국증시의 상승에 내수회복까지 가세된다면 주가지수가 최고 1100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아파트 투자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상은 부정적이었다. 응답자 모두가 아파트는 약보합 또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가격 하락 폭은 아파트는 5%,오피스텔은 3% 정도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토지와 상가는 각각 3%, 2% 정도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아파트 값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토지와 상가는 최소한 강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 이런 상품에 투자하라 전문가들은 새해 1순위 투자유망상품으로 주가지수연동상품(ELD,ELF)을 꼽았다. 이 상품은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주가상승 폭에 따라 일반 정기예금보다 최고 세 배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또 주가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주식형 신탁, 주식형 수익증권, 일임형 랩어카운트 등 간접투자 상품도 추천했다. 만약 직접투자를 원할 경우 은행주나 IT관련주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1억원의 여윳돈이 있다면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짜야 할까라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일단 주식관련 간접상품에 30∼40%를 넣은 뒤 나머지 돈으로 회전식정기예금이나 해외투자펀드, 채권 등에 분산 투자하라고 권했다. 단 김영진 사장은 "주5일제 시행이 본격 도입되는 만큼 1억원중 7천만원은 펜션 투자에 쓰겠다"고 답했다. ◆ 재테크 전략 포인트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부동산 투자에 있어 절대로 정부정책과 맞서지 말라"고 조언했다. 부동산 투자에서 정부정책에 맞선 무리한 투자는 성공확률이 그만큼 낮다는 얘기다. 내집마련 시기와 관련, 김인응 팀장은 "올해 3분기 이후"를 제시했다. 이는 올들어 새롭게 적용되는 각종 규제로 인해 아파트 값이 3분기까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서춘수 팀장은 "무주택자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모기지론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조언했다. 모기지론이란 정부로부터 낮은 금리에 집값의 70%까지 빌린 후 장기간(10∼20년) 나눠 갚을 수 있는 제도다. 권인섭 팀장은 "올해 금리가 오르더라도 그폭은 제한적"이라며 "저축보다는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며 투자에 자신이 없다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도 효과적인 재테크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