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가전제품 시장에서는 디지털제품의 강세,가전제품의 대형화,웰빙 바람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가전제품 취향이 점차 고급스럽게 변함에 따라 가전 유통 업체들도 관련 매장을 늘리는 등 소비자들의 욕구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디카,MP3는 필수품=가전유통 시장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디지털제품군의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에 디지털카메라 MP3 등 디지털제품은 가전유통 시장의 최대 효자상품이었다. 불경기로 인한 전반적인 시장 악화에도 불구,디지털 가전제품의 매출만은 꺾이지 않아 불경기의 브레이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디지털 카메라나 MP3 플레이어의 가격이 1년 새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에도 디지털 제품의 강세를 이끈 요인이 됐다. 하이마트 전자랜드21 테크노마트 등 가전유통 업체들은 2004년에도 디지털 제품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디지털 제품 매장의 규모를 키우고 행사상품에 디지털 제품의 비중을 늘리는 등 '디지털 고객'을 잡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가전유통센터인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일부 백색가전 매장을 디지털가전 매장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전제품도 큰 것이 좋아=일반 가전제품들은 갈수록 대형화,고급화하는 추세다. 냉장고 시장은 양문형 냉장고가 세탁기 시장은 드럼세탁기가 장악했다. VTR 대신 DVD가,일반TV 대신 PDP·프로젝션TV가 주력상품으로 등장한 것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대표적인 변화다. 전자랜드21 관계자는 "이미 지난 연말 양문형 냉장고,드럼 세탁기 등 대체 신상품의 판매 비중은 기존 상품의 4배에 이르렀다"며 "새해에는 고급 대체 신상품이 일반 가전제품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 유통업체들은 대체 신상품 판매를 위해 대대적인 매장 정비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가품이 많기 때문에 직접 성능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체험관을 마련하고 고급품의 품격에 걸맞게 매장 인테리어도 고급스럽게 바꾸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가전유통업체에 일고있는 매장 대형화 바람도 고급 가전제품을 팔기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가전시장에 부는 웰빙 바람=공기청정기나 로봇청소기 등 삶의 질을 높여주는 '웰빙 가전제품'도 유력한 히트상품 후보다. 지난해 공기청정기 시장은 사스 등 호흡기질환의 영향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2003년에만 50만∼60만대의 공기청정기가 판매됐다. 전문가들은 공기청정기의 기능이 널리 알려진 만큼 관련 시장 규모가 20% 이상 더 커져,3천5백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봇청소기의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로봇청소기는 지난해 처음 등장한 제품.지난해 1월 일렉트로룩스가 처음 신상품을 내놓았고 앞서거니 뒤서가니 LG 삼성 한울로보틱스 등이 관련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는 2백만원이 넘는 제품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가 많지만 보급형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는 올해에는 주력상품으로 바뀔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밖의 2004년 유망 웰빙 가전으로는 비데,정수기 등이 꼽힌다. 음식물처리기나 산소발생기 등의 생소한 신상품도 웰빙 가전에 합류하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강과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틈새 상품들이 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