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는 2003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시장포화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덮친 불황 탓에 모든 업체들의 매출신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연말에는 조류독감,광우병 파동 등으로 매출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2004년 외식업계의 화두는 단연코 웰빙(Well-being)이다. 건강 다이어트 바람에 이어 지난해 말 잇달아 불거졌던 조류독감,돼지콜레라,광우병 파동에 영향을 받아 웰빙 열풍이 더욱 거세게 불 전망이다. 업체들도 소비자들의 웰빙 니즈에 걸맞은 메뉴를 개발하는 등 소비자 욕구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TGI프라이데이스는 이달 초 '그린티''비타민 티' 등 건강음료와 해산물요리 등을 중심으로 한 웰빙 신메뉴를 선보일 계획이다. 스테이크와 샐러드 전문 브랜드인 빕스는 샐러드바와 시푸드 등 건강식 메뉴를 내놓는 한편 한식 패밀리레스토랑인 쿡스의 추가 출점으로 '웰빙 마케팅'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도 화이트미트와 샐러드,생과일음료 위주의 '웰빙 메뉴'를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주5일 근무제는 외식업계에 호재로 꼽힌다. 빕스 스카이락 한쿡 델쿠치나 등 여러 외식브랜드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가족을 위한 외식공간'을 표방,다양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회나 공연,문화 행사,여행 프로그램을 연계시킨 문화마케팅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레스토랑으로 가족 놀이공간을 확대한 키즈 마케팅과 고객이 제안하는 메뉴 콘테스트도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약발'이 나타나고 있다. 불황 탓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식단을 선호하는 이른바 '알뜰 외식'이 주요 소비경향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TGI프라이데이스는 지난해 11월 주요 인기메뉴와 음료의 가격을 최대 40%까지 인하,가격할인 경쟁에 불을 붙였다. 베니건스 마르쉐 등 다른 패밀리레스토랑도 가격할인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가격경쟁은 비용절감을 유발,업체들이 내실경영에 힘을 쏟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공격적인 출점 전략으로는 가격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식업체들은 신규 출점은 억제하는 대신 기존 점포를 재단장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