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주류시장에는 3대 핵심 이슈가 있다. 이 핵심 이슈는 주류 소비트렌드를 크게 바꿀 수 있을 만큼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3대 이슈란 다름 아닌 진로참이슬의 향배와 맥주시장의 변화,슈퍼프리미엄 위스키의 성장 여부다. 우선 진로참이슬의 진로(進路)는 가장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현안이다. 지난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진로는 올 상반기 내에 새 주인을 만날 공산이 큰 상태다. 즉 누가 진로를 인수하느냐에 따라 소주시장의 판도는 새롭게 짜여질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참이슬이 전체 소주시장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막강하기 때문이다. 참이슬은 수도권시장의 92.3%,전국 소주시장의 54.4%를 점하고 있다. 따라서 진로참이슬 인수전은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인수예상 기업으로는 대한전선과 롯데 골드만삭스 두산 하이트맥주 CJ 등이다. 이중 대한전선은 인수 의사를 표명한 상태고 다른 기업들은 속내를 숨긴 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진로의 브랜드파워에 매력을 느끼고 있어 여건만 성숙되면 큰 돈을 쓸 마음을 먹고 있다. 두산주류BG의 산소주와 금복주 등의 국내 토종 소주 브랜드들이 참이슬의 자리를 대체할 공산도 없지 않다. 실제로 소주업계 관계자들은 "참이슬에는 위기가,다른 국내 소주 브랜드들에는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고 전망한다. 진로의 향배는 올 상반기 중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맥주시장의 변화도 예상된다. 작년 11월 이후 잇달아 출시된 페트병맥주가 올 여름 시장에서 어떻게 활약하느냐가 관건이다. 1.6ℓ 대용량 맥주인 페트병맥주는 병맥주보다 양은 많으면서 값은 싼 제품이어서 올 여름 적지 않은 판매량을 차지할 전망이다.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가 여름성수기에 또 한 번 맞붙을 공산이 크다. 위스키 시장은 17년 이상 숙성된 원액을 사용하는 슈퍼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의 성장세가 주목거리다. 작년 11월 말까지 전년(2002년) 대비 43.3%의 성장세를 보인 이 시장이 작년만큼 팽창하면 국내 위스키시장은 슈퍼프리미엄급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된다. 프리미엄 등 기타 등급 시장의 성장이 멈춘 시점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위스키회사들이 슈퍼프리미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이 17년짜리 최고급 위스키로 폭탄주를 만들어 먹는 이상 슈퍼프리미엄 시장은 슈퍼 성장 시장일 수밖에 없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