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등장한 할인점은 어느덧 우리 국민들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쇼핑장소로 자리를 잡았다.


대도시 주요 상권마다 적어도 2개 이상의 할인점이 들어섰고, 웬만한 중소도시에서도 할인점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대형 할인점은 올해에도 30개 이상 더 생겨나 3백개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너무나 자주 찾기 때문일까.


소비자들이 할인점의 변화를 읽어 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할인점들도 소비자 취향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초기에 생겨난 점포와 요즘 점포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할인점들은 올해에도 상품과 서비스에서 조용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 PB와 NB의 전쟁 =할인점 상품에서 나타나고 있는 큰 변화는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 상품의 강세다.


먹거리에서 시작된 PB 바람은 이제 의류와 생활용품 등 전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당연히 유명 브랜드(NB:National Brand)와의 경쟁은 불가피한 상황.


신세계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까르푸 등 주요 할인점에서 우유 화장지 등 주요 생필품 PB의 점유율은 유명브랜드 제품을 압도하고 있다.


이마트의 대표적 의류 및 잡화 PB인 이베이직은 지난해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1천억원을 넘어섰다.


새해엔 할인점 PB가 더욱 고급스러워질 전망이다.


이마트는 이베이직 이플러스 자연주의 마이클로 등 기존 4개의 PB 외에 프리미엄급 PB를 다수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와이즐렉(Wiselect)'이란 이름으로 꿀 우유 화장지 세제 등 1백2개 품목의 PB상품을 출시했다.


올해엔 값은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NB 못지않은 프리미엄급 PB를 50여개 이상 새로 내놓기로 했다.



◆ 중국 상품 몰려온다 =할인점들의 또 다른 새해 화두는 글로벌 소싱이다.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찾아 좁은 한국을 벗어나 '세계의 공장' 중국으로 앞다퉈 진출할 예정이다.


글로벌 소싱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외국계 할인점들은 한국의 유망 상품을 발굴, 전세계에 구축한 자사 점포망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해 상하이에 2,3호점을 출점하는 이마트는 연내 중국에 상품구매본부를 신설한다.


이마트의 중국 상품구매본부는 현지 상품 수입과 한국 상품 수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된다.


롯데마트도 이달 중 상하이에 중국사무소를 개설, 중국 상품 소싱과 현지 할인점 시장 진출을 타진키로 했다.


외국계 할인점들도 중국 등지의 현지 법인과의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소싱을 강화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글로벌 소싱팀을 구성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상반기부터 중국과 홍콩에 있는 '테스코'의 글로벌 바잉팀을 활용,한국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적극 발굴해 매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 쓴 만큼 돌려준다 =백화점과 달리 할인점은 CRM(고객관계관리)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 할인점들은 새해부터 CRM을 본격화해 고객의 취향에 맞게 현금쿠폰이나 할인권을 보내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백30억원어치의 현금쿠폰과 에누리 쿠폰을 패밀리카드 회원에게 돌려준데 이어 올해부터는 상품 구매 정보를 세분화, 맞춤형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마트는 영수증 금액의 0.5%를 적립해 해당 아파트 부녀회, 동창회, 소비자단체 등에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일부 매장에서 도입한 전광판을 전 매장으로 확대해 고객이 영수증을 제시하면 바로 자신이 속한 단체의 적립금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특별한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까르푸는 상반기 중 홈플러스의 패밀리카드와 비슷한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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