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4일 이라크 남부의 항구도시 바스라 주둔 자국 군부대를 전격 방문한 자리에서 이라크전은 전세계적인 테러 및 압제와의 싸움의 시험대라며 미국주도 이라크전에서 영국의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바스라 외곽의 샤이바 군수기지를 찾아 수백명의 장병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사담 후세인 통치의 이라크는 전세계를 두 가지 위협, 즉 진정한이슬람 신앙의 왜곡과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는 야만적인 억압체제에 직면케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런 위협들로 인해 혼돈이 초래되고 전세계 체제는 정치,경제적으로 무너져 내린다고 블레어 총리는 덧붙였다. 블레어 총리는 또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보유했을 뿐 아니라이를 사용했다는 "입증된 기록"이 있다고 말해 후세인 정권의 생.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이 국제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자신이 주장해온 이라크전 개전명분을 옹호했다. 블레어 총리는 후세인은 WMD개발에 수십억 파운드를 쏟아부었으며 후세인 정권의 무기프로그램에 관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후세인 정권을 전복하고 12월13일 후세인을 생포한 미국 주도의 연합군은 이라크내 WMD를 찾아내기 위한 수색작전을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 정부에 권력을 이양해야 하는 최종시한인 오는 7월1일 이후에도 이라크내 영국군 주둔을 유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블레어 총리는 또 이날 귀국 항공편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억압 체제를 갖고 있는 다른 대량살상무기 개발 불량국가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고말했다. 영국 BPA 통신은 블레어 총리의 말을 인용,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는 국가들에게 그런 프로그램에 대처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중요하다고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의 새해 벽두 이라크 전격방문은 영국이 후세인에 의한 위협을 의도적으로 과장했다는 여론과 함께 정부의 인기가 추락한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블레어 총리는 이밖에 영국항공(BA)의 지난주 잇단 항공기 운항 취소와 관련,앞으로도 운항 취소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관련 평가들을 근거로 결정이 내려지고 각 상황에 따른 판단을 내려야한다"며 운항취소 사례를 옹호했다. 이와관련, 앨리스테어 다링 영국 교통장관은 BBC와 회견에서 "예외적인 상황과특별 정보로 지난주 잇따라 운항을 취소했다"면서 "앞으로 수년간 항공편 여행객들은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하며 살아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보도했다. 한편 이라크에 머물고 있는 제레미 그린스톡 영국 특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라크 저항 세력이 더 큰 폭탄과 더 정교한 지휘체제를 동원하는 등 점점 더 치밀해지고 있다"며 "더 큰 규모의 대규모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린스톡 특사는 저항세력 공격의 75~80%는 후세인 충성파들이 저지른 것이고나머지는 세포 조직으로 움직이는 외국 테러분자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바스라에서 영국군에 체포된 한 소년이 심한 구타를 당하고 머리에두건이 씌워지는 등의 가혹행위를 당한 뒤 구금돼 있던중 숨졌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지가 이날 동료 죄수, 문서, 가족들의 말 등을 인용, 보도했다.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사망자는 이라크 경찰 간부의 아들인 바하 무사인데 영국군은 검시 결과 질식사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으나 함께 구금됐던 사람들이 심한 구타가 있었다고 증언한데다 무사의 가족이 영국군의 보상을 거부하고 법적 대응키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바스라.런던 AP.AFP=연합뉴스)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