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시대 열린다] (4) '도시구조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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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이 개통되면 역세권을 중심으로 지역 교통 네트워크가 새로 짜여져 역세권 개발붐이 불게 마련이고 장기적으로 도시구조개편은 필연적입니다."
국토연구원 정석희 박사는 "서울 강남이 '뜨게'된 결정적인 이유로 '잘 정비된 도로망과 자가용 승용차 시대의 도래'를 꼽을 만큼 교통문제는 도시구조를 바꾸는 원천"이라며 "고속철의 임팩은 그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속철 신역사는 해당도시의 교통ㆍ정보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장기적으로 상업ㆍ업무ㆍ주거지역의 '역세권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게 확실하다.
고속철도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건설하기 시작해 40년의 운영경험을 쌓은 이웃 일본을 보면 서울을 비롯한 우리 고속철 정차도시들의 변화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고속철이 등장하기 전 도쿄의 대표적 낙후지역이었던 신주쿠 일대는 개통 이후 기존 도심(긴자)을 능가하는 신도심으로 부상했다.
고속철도 개통이 서울의 도시구조에 미치는 영향도 도쿄의 경우와 흡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 서울-용산역;명동, 강남에 필적하는 신도심으로 부상 =경부고속철의 중심역인 서울역과 호남고속철의 중심역인 용산역은 고속철 개통을 계기로 명실상부한 서울의 심장부로 부상할 전망이다.
고속철 개통과 함께 미군기지 이전과 대규모 재개발이 함께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용산역에는 2008년 이후 인천국제공항철도, 경의선(용산∼문산) 복선전철, 신분당선(분당∼강남∼용산) 개통도 예정돼 있어 수도권 교통망도 사통팔달로 갖추게 된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용산지역 재개발 계획은 크게 △서울역∼삼각지∼용산역∼한강에 이르는 1백만평을 개발해 국제업무단지로 육성하는 '용산 부도심 개발계획'과 △이들 업무지역의 배후 주거단지로 이태원 보광동 한남동 일대 33만5천평에 뉴타운을 조성하는 방안으로 나뉘어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속철이 개통되면 당장 지방출장이나 여행을 위해 강남 버스터미널과 김포공항을 찾던 사람들부터 용산으로 몰리게 될 것"이라며 "넘쳐나는 유동인구와 질 좋은 업무ㆍ상업ㆍ주거시설이 들어서는 만큼 용산이 도심과 강남에 뒤처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광명역 일대 수도권 서남부 거점도시로 성장 =고속철 개통과 함께 광명 역세권은 수도권 서남부의 중심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광명역은 '서울 도심까지 14분 거리'라는 고속철 효과뿐 아니라 향후 건설될 경전철(철산∼광명역∼관악)과 신안산 전철(안산∼광명역∼여의도∼서울역∼청량리)이 거쳐가는 지역 교통의 요충지로 약속된 곳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구로구, 금천구 및 경기도 안양시, 시흥시, 안산시 등은 광명 역세권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 천안 오송;지역중심을 넘어 국토중심으로 =고속철이 개통되면 천안ㆍ아산역에서 서울까지는 30분이면 오갈 수 있게 된다.
충북 오송과 대전도 40∼50분이면 서울 출퇴근이 가능해진다.
시간만 따지면 일산 분당 신도시보다 더 가까운 수도권의 일원이 되는 셈이다.
특히 유력한 행정수도 후보지인 이들 지역이 실제 행정수도로 결정될 경우 단순히 지역 중심을 넘어 국토의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 고속철 개통을 계기로 신경주 건설 =울산과 경주지역은 오는 2008년 2단계 공사가 마무리돼야 역사를 맞이하지만 벌써부터 기대에 부풀어 있다.
울산 역사가 들어서는 울주군 언양읍과 삼남면 신화리 일대는 '울산의 오랜 변방'이란 오명을 벗을 전망이다.
경주는 고속철 역사가 들어서는 건천읍 화천리 일대 1백50만평에 인구 3만명을 수용하는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역사를 중심으로 해양ㆍ관광 휴양지를 개발하는 한편 전원주택 쇼핑몰 확충 작업도 벌일 예정이다.
오상헌 기자ㆍ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