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계속 살까." 올해도 한국 증시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외국인 매수의 지속 여부다. 지난해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14조5천7백5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도세력으로 부상했다. 이들의 순매수로 한때 515까지 떨어졌던 종합주가지수는 연말 800선을 웃돌면서 마무리됐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까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정치적 변수와 내수 회복 여부 등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로 외국인 매수세는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국인 매수 지속에 무게 중국의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기초산업 수요 증가,세계적인 IT경기 회복과 달러약세지속,금리의 완만한 인상 가능성 등 거시경제 변수는 외국인의 매수 지속에 무게를 두게 한다. 메릴린치 이원기 전무는 "달러약세와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주식으로의 자금이동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며 "상반기 중 내수 회복이 가시화되면 한국 증시의 매력도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오고 있지만 상반기 중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며 "하반기 중 금리 인상이 있더라도 완만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채권 자금이 주식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릴린치 이 전무는 "한국 기업들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오히려 해외에서 한국 기업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투자를 고려하는 펀드가 지난해 말부터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변수가 문제 UBS 한국지점 진재욱 대표는 "외국인 매수가 상반기에는 현재까지의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될 것"이라고 점쳤다. 진 대표는 "미 대선과 관련해 정권교체나 정책 변경 가능성이 대두되면 외국인들이 주식 매수를 꺼릴 가능성이 높다"며 "세금 등 주요 경제정책에 정치적 이유로 불확실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내수 회복의 지연이 외국인의 추가 매수에 부담을 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JP모건 이승훈 상무는 "상반기 중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지 못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가계부채와 이자부담이 가져오는 소비여력 감소의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