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당무감사 문서유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승수(韓昇洙) 의원이 5일 17대 총선 불출마와 함께 정계은퇴를 선언해주목된다. 이로써 한나라당에서 정계은퇴및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한 의원을비롯해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의장선출과 동시 당적이탈), 김찬우(金燦于) 박헌기(朴憲基) 윤영탁(尹榮卓), 김용환(金龍煥) 양정규(梁正圭) 주진우(朱鎭旴.불출마)의원 등으로 늘어났다. 한 의원의 정계은퇴 선언은 총선 출마여부 등 거취문제를 고심하고 있는 다른중진 의원들, 특히 이번에 언론에 보도된 당무감사 결과 낮은 등급을 받은 중진 의원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진들은 유출사건 직후 "현지도부가 `공천개혁'이라는 명분하에 대대적인 물갈이를 위해 자료를 유출하고 조작까지 했다"면서 "이렇게 밀려날 수는 없다"고 반발하며 책임자 처벌, 공천심사위 재구성 및 공천심사 중단 등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현실적으로 `C,D의원'이란 불명예는 선거에 결정적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강(長江)의 앞물이 뒷물에 밀려나듯 어쩔 수 없이 거취문제를 조기에 결정하게 될 중진들이 더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당내에선 영남권의 Y, J, K, P 의원과 중부권의 K,C,S 의원 등 중진들이거취문제를 놓고 심각히 고민중이라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당내 일부에선 "당무감사 자료를 공천자료로 쓰지 않겠다는 당지도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유출 파문'의 파괴력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다. 3선인 한 의원은 68세지만 상공부장관, 주미대사, 대통령비서실장, 부총리겸 재경원장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고 지난 2001년엔 유엔총회 의장직을 수행, 나름대로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분류돼 왔다는 점에서 그의 퇴장은 다른 중진 의원들의`결심'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당무감사 결과가 저조했던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를 경우 감사결과가 좋지 않은 40, 50대 의원들도 유출사건의 파괴력이 현실화되는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더욱 강력히 제기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