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왕중왕전'으로 2004년시즌을 시작한다. PGA 투어 시즌 개막전은 오는 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골프장(파73.7천263야드)에서 열리는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30만달러). 이 대회는 지난해 투어 대회 우승자 30명만 출전하는데다 우승상금이 메이저대회와 맞먹는 무려 106만달러에 이르러 말 그대로 '왕중왕전'이다. 우승상금이 106만달러에 이르는 PGA 투어에서 검증된 강자끼리 대결을 펼치는이 대회는 올해 투어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 격이다. 출전 선수 면면도 화려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하나같이 모두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무릎 수술을 받느라 지난해 이 대회에 불참했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해 지난해 PGA 투어 상금왕 비제이 싱(피지), 그리고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어니 엘스(남아공)가 모처럼 우승컵을 놓고 다툴 예정. 97년, 2000년 등 2차례 메르세데스챔피언십을 제패했던 우즈는 작년 메이저대회무관에 이어 상금왕을 놓치며 구겨진 황제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서는 시즌 첫 대회부터 추격자들을 확실하게 제압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여세를 몰아 3주 연속 우승컵을 안으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낸 엘스는 82년과 83년 래니 워드킨스 이후 10년 이상 대가 끊겼던 대회 2연패를 겨냥하고 있다. 싱은 상금왕을 차지하고도 우즈에게 '올해의 선수'를 양보해야 했던 아픔을 시즌 첫 대회 우승컵으로 보상받겠다며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정상을 넘보는 선수는 이들 '빅3' 뿐이 아니다. 지난해 우즈와 '올해의 선수'를 놓고 각축을 벌였던 데이비스 러브3세, 케니 페리, 짐 퓨릭(이상 미국), 마이크 위어(캐나다)도 2004년 첫 우승컵을 노리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밖에 호주 골프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스튜어트 애플비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PGA 투어에 뛰어들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 그리고 '차세대 상금왕'으로 꼽히는 채드 캠벨(미국) 등도 이 대회에서 정상을 노린다. 지난해 PGA 투어를 강타했던 '40대 돌풍'의 여파가 이 대회에도 미쳐 프레드 커플스, 스콧 호크, 존 휴스턴, 커크 트리플릿, 봅 트웨이, 피터 제이콥슨, J.L. 루이스, 토미 아머3세, 크레이그 스태들러 등은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이 대회 출전 기회를 우승으로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무서운 신예로 떠오른 애덤 스콧(호주)과 레티프 구센(남아공), 저스틴 레너드(미국)도 빼놓을 수 없는 우승 후보. 작년 메이저대회 깜짝 우승자 벤 커티스, 숀 미킬(이상)도 이 대회 첫 출전의감격이 남다르다. 작년 이 대회에서 엘스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으나 막판 뒷심 부족으로 2위에 머물렀던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하와이가 낳은 전국구 스타' 위성미(14.미국명 미셸 위)가 대회 하루전인 8일 열리는 프로암대회에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함께 출전, 국내 팬들의 서운함을 달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