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의 올해 정보기술(IT) 투자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업종이나 매출 규모에 따라 기업의 투자 금액이 크게 벌어지는 '투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T 시장조사 기관인 KRG는 최근 국내 2백41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2004년 기업의 IT 투자동향'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KRG 관계자는 "2001년 이후 지속된 경기침체로 기업 투자의 대폭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투자심리가 점차 회복되면서 IT 투자가 작년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KRG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들이 올해 책정한 IT 투자 예산은 평균 1백19억7천9백만원. 이는 지난해 투자액(1백13억2천8백만원)보다 5.8% 증가한 수치다. 업종별로는 통신업종의 IT투자 위축이 전반적인 투자 분위기를 냉각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통신 업체당 평균 IT투자액은 5백4억7천4백만원. 하지만 올해엔 10억원 이상 줄어든 4백48억5천6백만원에 머물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건설과 제조업체들은 예년보다 다소 적극적으로 IT투자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조사 대상 건설업체 가운데 62.5%가 전년보다 IT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제조업은 전체의 48.1%가 IT투자를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액에 따라 투자규모가 양극화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규모가 1조원 이상인 기업은 작년(3백9억3천4백만원)보다 8% 많은 평균 4백21억5천만원을 IT부문에 투자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매출이 3천만∼5천만원 미만인 업체의 경우 IT투자 예산이 지난해보다 16.3%나 줄어든 평균 19억3천6백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원하 KRG 대표는 "국내 기업들은 1천원을 벌면 고작 0.9원을 IT 부문에 투자한다"며 "이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모자라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기업도 선진국처럼 매출액의 4∼5%를 IT부문에 투자해야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하반기엔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