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도 이공계 바람이 일어날까. 16대 국회에서 자연계 대학 출신 국회의원은 모두 18명.이 가운데 이공계 출신은 9명으로 전체의 3.4%에 불과하다. 한나라당 김진재 의원이 한양대 공대 출신이며 박주천 의원과 최돈웅 의원이 서울 공대를 나왔다. 박근혜 의원도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민주당에서는 김옥두 의원과 이정일 의원이 한양대 공대 출신이고 열린 우리당에서는 김덕배 의원이 성균관대 물리학과,임종석 의원이 한양대 공대를 졸업했다. 자연계 출신으로는 한나라당의 경우 김찬우 의원과 박시균 의원이 경북대 의대,이상희 의원이 서울대 약대,이우재 의원이 서울대 수의학과를 각각 졸업했다. 정의화 의원이 부산대 의대,신영균 의원이 서울대 치대를 다녔다. 민주당에서는 고진부 의원이 조선대 의대를 나왔으며 김영환 의원이 연세대 치대를 나왔다. 열린우리당에선 김명섭 의원이 중앙대 약대를 나왔다. 이같은 이공계 열세 현상이 오는 4월15일 치러질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역전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공계 출신들이 대거 입후보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테크노 폴리틱스'(기술인 정치)시대가 열릴 것인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공계 출신들의 정치 진출 확대를 위해 국회에서 직능별 비례대표제를 통해 일정 비율을 이공계 출신들에게 할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공계 출신들이 정치권에 진출해야 과학기술인을 위한 입법 활동이 활발해 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국의 전미과학자단체(AAAS)처럼 정치권을 상대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과학기술단체가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AAAS의 경우 이공계 출신들이 의회 보좌진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압력단체를 키우는 것도 이공계 파워를 정치권으로 확산시킬 것이라는 게 과학기술계의 입장이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