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수교협상의 걸림돌 가운데 하나였던 납치문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 노동신문이 6일 양국간 적대관계에종지부를 찍을 것을 촉구했다. 북한의 이런 입장은 지난해 12월9일 미국에 2차 6자회담 성사를 위해 `1단계 동시행동 조치'만이라도 합의하자고 제의한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에 대해서도 화해의제스처를 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이날 논평에서 "조(북)-일 평양선언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해 나간다면 양국관계는 능히 정상적인 궤도에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3일일본측이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송환을 전제로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일시귀국자' 5명의 평양 귀환을 허용할 뜻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 납치피해자 가족 연락회' 사무국장인 하스이케 도루씨는 3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납치피해자) 자녀들을 (일본행) 비행기에 태운다는 100%의 확약이 있다면 납치피해자 5명이 북한에 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북-일 양국은 지난해 4월 3자회담과 8월 6자회담 등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회담과 병행해 물밑으로 납치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해 왔으며 특히 6자회담 직후인9월초부터 타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했다. 6자회담 일본측 대표단의 한 사람이었던 야부나카 미토지(藪中三十二) 외무성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지난해 9월1일 "일본에 돌아온 피랍자 5인에게 재북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북한측이 허락한다면 수교협상 재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양국간 비공식 접촉에서 북한은 일본 정부가 일시귀국자들의 평양 귀환을막은 데 대한 유감 표명 등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북한의 정태화(鄭泰和) 북일교섭담당 대사는 지난해 12월 20-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히라사와 가쓰에이(平澤勝榮) `납치구출행동의원연맹' 사무국장(자민당)에게 `일시귀국자'들이 일단 평양 공항까지 온 뒤 평양에 머물고 있는 가족들과 함께 일본으로 귀환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나흘 뒤 북한 외무성의공식 제안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북측이 공식 제안을 전달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이번에 `일본인 납치피해자 가족 연락회'측이 납치피해자 자녀의 일본 귀국을 전제로 피해자 5명의 평양 방문에 응할 뜻을 표시한 것이다. 2002년 9월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과 그 해 10월말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의제12차 수교교섭(10.29) 이후 1년여 동안 중지됐던 수교협상이 재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