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변호사 시절 유명세를 타게 됐던 재판에 대한 변론기가 6일 서강대 2004년도 대입 정시모집 논술고사에서 제시문의 하나로 출제됐다. 논술고사 논제는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사이의 딜레마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에머리히 코레트의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을 토대로 논술하라는 것이었다. 제시문으로 블로그(blog)의 대중성과 긍정성을 옹호한 글과 온라인상의 폭력성을 지적한 하워드 라인골드의 '참여군중', 한 작가의 소설에 대한 음란성 재판 과정에서 나왔던 '검사와 작가의 문답' 및 이 작가에 대한 '변론기'가 나왔는데 마지막 변론기가 바로 강 장관의 글이다. 제시문으로 나온 변론기는 2002년 '행복한 책읽기 출판사'에서 나온 '우리 시대의 인물 읽기' 시리즈중 1권인 '장정일' 편에 실린 것으로 강 장관이 지난 97년 검찰이 음란물 제조 등의 혐의로 기소한 소설가 장정일씨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 변론을 맡았던 때를 회상하며 쓴 글이다. 논술에 제시된 지문에서 강 장관은 "육체는 성적(性的)으로 다루어질 자유를 가지며 예술을 포함해서 사회의 모든 외설적 성 표현물을 모조리 금기시할 수는 없다" "예술은 현실을 반성하고, 현실의 보이는 것 그대로를 회의하고 정체를 뒤집어 보는 실험의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예술적 실험은 본질적으로 기존 가치, 질서와의 충돌을 내포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며 장정일씨의 입장을 옹호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