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시대 열린다] (6) '유통 대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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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 서울역사가 쇼핑ㆍ외식 명소로 뜨고 있다.
넓고 쾌적한 공간, 현대식 시설,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
서울역은 더이상 기차를 타고 내리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사고 먹고 만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오는 9월이면 용산역사도 문을 연다.
이 역사엔 연면적이 8만평이나 되는 초대형 쇼핑시설이 들어선다.
유통업계는 고속철도 서울역사에 이어 용산역사까지 완공되면 강남상권에 밀렸던 강북상권이 주도권을 되찾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방에서는 고속철도 역사 일대 상권이 주목받고 있다.
역사가 들어서고 역사 내 쇼핑타운이 영업을 시작하면 주변 상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유통ㆍ외식업체들은 이 같은 변화를 간파하고 지방 역사 입점을 서두르고 있다.
◆ 확 달라진 서울역사
지난 6일 저녁 서울역 통합역사 내 백화점인 갤러리아 '콩코스(CONCOS)'.
고속철역사에 처음으로 문을 연 이 백화점엔 신년 세일을 맞아 쇼핑을 나온 고객들이 눈에 띈다.
여연희씨(27)는 "서울역이 이렇게 바뀐 줄 몰랐다"며 "괜찮은 식당도 많고 그다지 붐비지도 않아 약속장소로 자주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말 문을 연 서울 통합역사는 지하 2층, 지상 4층에 연면적 2만8천8백평 규모.
외관이 대부분 유리로 마감돼 있어 인천공항을 보는 듯하다.
역사 내엔 한화유통이 패션전문백화점 '갤러리아 콩코스'를 개점해 영업에 들어갔다.
임대매장엔 패밀리레스토랑(베니건스)과 패스트푸드점(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 배스킨라빈스)도 들어섰다.
중식당 티원, 한식당 이조, 일식당 해송 등은 주변 오피스 직장인들의 약속장소로도 인기다.
통합역사와 연결되는 기존 역사에 6월께 들어설 롯데마트는 인근에 할인점이 없어 불편을 겪었던 마포구(공덕동 아현동) 중구(중림동 만리동) 용산구(청파동 등) 일대 주민들의 쇼핑 편의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백화점 10배 면적 '스페이스9'
서울역의 변화가 '놀랍다'면 용산역의 변화는 '경이롭다'고 할 만하다.
용산역사에 들어설 쇼핑타운 '스페이스9'은 연면적 8만2천여평으로 웬만한 백화점 면적의 10배에 이른다.
'스페이스9'은 최근 쇼핑몰의 대세인 복합엔터테인먼트화에 발맞춰 전자전문점 패션아울렛 할인점 영화관 등이 어우러진 복합 쇼핑몰로 꾸며진다.
'스페이스9'에서 가장 주목받는 쇼핑몰은 3∼8층에 들어설 전자전문매장.
3만여평에 가전 컴퓨터 전기통신 매장이 들어서 기존 용산 전자상가와 경쟁을 벌이게 된다.
역무시설을 사이에 두고 전자전문매장과 마주하는 패션아울렛도 관심거리다.
6개층 1만1천평에선 패션잡화 신사 숙녀복 캐주얼 레포츠의류 등이 판매된다.
용산역사 개발주관사인 현대역사는 올해 9월에 전자전문점과 영화관, 할인점, 외식업체 등이 먼저 영업에 들어가고 패션아울렛은 내년 9월께 문을 열 계획이다.
◆ 고속철역사 상권 '기회의 땅'
서울역과 용산역이 서울 강북상권 지도를 새로 그리고 있다면 수도권과 지방의 고속철역사 주변은 유통업체들에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다.
부지난에 처한 백화점 할인점은 물론 외식ㆍ프랜차이즈 업계도 고속철역사 일대 상권 잡기 경쟁에 가세했다.
유통업계가 가장 눈독을 들이는 곳은 천안아산역 배후에 들어설 아산신도시.
건설교통부는 지난 5일 아산신도시 8백86만평 가운데 1백7만평의 1단계지구(배방지구) 개발방향을 확정 발표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아산신도시는 A급 상권으로 꼽히는 곳이어서 벌써부터 유통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신흥 상권을 찾아 나서는 프랜차이즈 업계도 천안아산역 일대는 물론 고속철이 정차하는 모든 역 주변을 잠재적인 출점 후보지로 보고 상권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