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은 벤처기업 위주의 코스닥시장에서 대표적인 '가치주'다. 실제 매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국순당의 작년 매출액은 1천3백40억원,순이익은 3백7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2002년보다 15% 정도 증가한 수치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5.6%로 주류업계 '톱 클래스' 수준이다. 올해 실적도 최소한 작년 수준은 넘을 것으로 메리츠증권은 예상하고 있다. 국순당의 이같은 성장세는 주류시장이 20∼30대 실업률 상승과 고용불안으로 전반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실제로 위스키의 경우 작년 7월까지 출하량이 전년동기 대비 48.9%나 급감했다. 맥주 출하량도 1.5% 줄었다. 가격이 싼 소주만 4.8% 증가했을 뿐이다. 국순당이 주류시장의 불황에 흔들리지 않는 비결은 전통약주 바람을 일으킨 히트 상품 '백세주'의 인기가 꾸준한 데 있다. 한국희 신영증권 연구원은 "백세주의 매출 성장은 향후 2년간 연평균 20.3%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년 10월부터 시판된 '삼겹살에 메밀 한잔'도 주목받고 있다. 신영증권은 신제품에 대해 △백세주에 대한 지나친 매출의존 해소 △백세주보다 가격을 30% 이상 낮춤으로써 국순당 제품에 대한 가격부담 완화 △소주시장 잠식을 통한 저도주 시장 확대 등을 노린 다목적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순당의 장기 성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순당의 지금까지 성장세는 전체 주류시장의 10%에 불과한 '기타 주류' 부문 내의 약진이었을 뿐 주류시장 전체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했다는 것이 근거다. 홍성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통주가 주류시장의 메이저 영역을 잠식하지 못할 경우 국순당의 매출 증가율은 점차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신제품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지 못하고 마케팅 비용만 늘리는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다. 또 작년 8월 주식으로 전환된 전환사채(CB) 물량도 수급 측면에선 부담이다. 전환 물량은 이후 실시된 무상증자를 감안할 때 국순당 발행주식의 4.8%에 해당하는 85만주에 달한다. 이 물량은 취득가격이 현재 국순당 주가의 3분의1 수준인 주당 8천7백74원 정도에 불과하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