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 부장검사)는 대우건설이 하도급업체를 통해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과 관련, 7일 오전 남대문로 5가 대우건설내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또 이날 오전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뒤 남 전 사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긴급 체포했다. 검찰은 이날 검사 5명과 수사관 60여명을 투입, 대우건설 사무실에서 사과박스 수십개 분량의 회계장부 및 자금집행 서류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세흠 사장 등 대우건설 고위 간부 10여명을 참고인 또는 피고인 자격으로 연행했다. 이 가운데 일부 임원에 대해서는 이미 출국금지 조치도 내린 상태다. 검찰은 남 전 사장 등이 주상복합건물인 서울 여의도 트럼프월드 건설 과정에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중 일부를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는 첩보를 대검으로부터 넘겨받아 계좌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한석탄공사와 국민은행 등이 갖고 있었던 트럼프월드 부지는 지난 2002년 9월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국민은행이 99년11월 서울 여의도 직원합숙소와 체육관을 장부가액에 비해 17억7천만원의 손해를 보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 출신인 박모씨에게 매각하는 등 트럼프월드 1,2차 부지가 헐값 매각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하도급업체를 통한 비리는 과거부터 계속된 것이지만 우선 대우건설이 채권금융기관과 워크아웃 협약을 체결한 2000년3월 이후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며 "트럼프월드나 강원랜드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문제도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워크아웃 3년9개월 만인 작년말 워크아웃을 졸업했으며 지난해 매출액이 3조4천5백10억원에 달하는 등 건설업계 수주 2위를 기록, 워크아웃 성공기업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