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를 산업.우리.국민.농협 등 4개 은행이 공동관리하는 방안에 채권단이 합의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LG카드는 산업은행의 위탁경영 체제로 정상화 및 매각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LG투자증권은 LG카드와 분리 매각이 추진된다. 그러나 이날 막판까지 "추가 부실에 대한 책임"을 둘러싸고 채권단과 정부가 논란을 벌여 공동관리로 넘어가더라도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막판까지 눈치보기 정부는 공동관리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시한을 7일 오후 5시까지로 못박았다. 그러나 은행들의 눈치보기는 여전히 계속됐다. 이날 오전까지 공동관리안에 찬성 의견을 낸 곳은 산업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삼성생명 LG화재 등 5곳에 불과했다. 농협 등이 오후들어 찬성 의견을 냈지만 국민은행 등은 끝까지 눈치보기를 계속했다. 관심의 초점인 국민은행은 이날 오전 예정됐던 경영협의회를 오후로 연기하면서 "정부의 최종안도 '채권단·정부·대주주의 손실 공동분담'이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법정관리는 있을 수 없다"며 공동관리 이후에 발생할 추가 부실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를 두고 정부와 막판 협상을 벌였다. 신한은행과 농협은 이날 오후 3시 각각 신용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어 마지막 의견조율을 했다. 대부분 채권회사들도 막판까지 눈치를 봤으나 LG카드의 공동관리안이 무산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며 '추가지원없는 조건부 동의'로 기우는 모습을 보였다. ◆산은 지분율을 둘러싼 논란 정부는 지난 6일 채권은행의 신규지원액을 1조6천5백억원으로 산정했다. LG투자증권 매각이익을 3천5백억원으로 잡아 채권은행 부담을 그만큼 줄인 것이다. 이에 따라 산은지분율은 22.5%로 산출됐다. 그러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이날 오전 신규지원액을 1조8천억원으로 통보했다.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이 LG투자증권의 매각이익을 2천억원 가량으로 계산한 것을 근거로 했다. 이 경우 산은 지분율은 21.3%로 낮아진다. 오후들어 상황은 다시 번복됐다. 정부가 '이미 발표한 것을 뒤집을 수 없다'고 주장한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LG투자증권의 매각이익을 국민은행은 5천억원,삼일회계법인은 2천억원으로 예상했으며 이 중간수준인 3천5백억원을 이익으로 계산했으나 국민은행의 의견이 타당성이 있는지에 대한 시각 차이로 논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앞으로 전망 공동관리로 최종 결론이 나면 산업은행이 LG카드의 위탁경영을 맡아 정상화 및 매각방안을 함께 마련한다. 만일 채권자들이 LG카드 채권의 만기연장이나 차환을 해 줄 경우 LG카드는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만기상환을 요구할 경우 채권단의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밖에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추가부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누가 책임질 것인지를 둘러싸고 정부와 채권단은 또 한번 홍역을 치를 공산이 크다. 또 LG투자증권의 매각이익이 3천5백억원에 못미치면 유동성 분담을 둘러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LG투자증권은 선매각 LG투자증권은 당초 'LG카드와 동시매각'에서 '우선 분리매각'으로 처리방향이 변했다. 채권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LG투자증권 매각이익을 우선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LG투자증권의 매각 대상은 LG그룹 구본무 회장 등 개인 대주주가 주당 1원에 넘기기로 한 지분 4.4%와 시가에 넘기기로 한 LG계열사 지분 16.79% 등 21.2%다. 채권단이 이 지분을 3천5백억원의 이익을 남기고 매각하려면 매각대금은 5천4백23억원(7일 종가 기준)이 돼야 한다. 그러나 채권단 일부에서는 여전히 LG카드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선 LG투자증권을 끼워 팔아야 한다는 주장도 남아 있어 어떤 식으로 매각될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전망이다. 하영춘·김인식·최철규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