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신용카드 사용액이 사상 최대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도소매뿐 아니라 의료업 음식숙박업 교육서비스업에도 불황 한파가 확산되고 있다. 몸이 아파도 웬만해선 병원에 가지 않고 외식도 줄이며 자녀교육비 지출까지 자제하는 극심한 소비 위축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11월 서비스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생산활동은 1년 전보다 0.7% 늘어나 전달(10월)의 증가율(1.4%)보다 낮아졌다. 부문별로는 음식점업소의 수입(부가가치)이 주점(-7.4%) 식당업(-4.9%)의 부진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 줄어 통계청이 1999년 1월 서비스업 활동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던 지난해 6월(-3.7%)에 비해서도 1.5%포인트 더 하락했다.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의료업)도 진료비 수입 감소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줄어들었다. 의료업은 지난해 3분기(7∼9월)중 17.2% 증가했고 10월에도 9.3% 늘었으나 11월 들어 급락세로 돌변했다. 회원제 숙박(콘도)은 전년 동월 대비 12.2%나 줄어 중산층 이하 소비자들이 여행도 극도로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고소득층을 위주로 영업하는 호텔업은 수입이 8.2% 늘어나 경기 양극화가 숙박업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숙박업 전체로는 1년 전에 비해 2.7% 증가했다. 신용카드 사용액은 사상 최대폭인 39.9% 하락하며 11개월 연속 줄었다. 도소매는 자동차와 차량연료 판매 부진으로 2.6% 감소, 지난해 2월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운수ㆍ창고ㆍ통신업(4.3%)과 금융ㆍ보험업(2.8%)은 수입이 1년 전에 비해 늘어났으나 증가폭은 둔화됐다. 운수업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수상운송(22.9%) 육상운송(4.8%) 항공운송(4.2%) 화물취급업(10.7%) 등이 크게 늘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