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섬유의 원료가격 폭등으로 코오롱 효성 휴비스 등 국내 섬유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국내 화학섬유의 70∼80%를 차지하는 폴리에스터 제품의 주원료인 테레프탈산(PTA)과 에틸렌글리콜(EG) 값은 1년 새 최고 60%까지 뛰어올라 섬유업체들의 경영을 크게 압박하고 있다. 7일 섬유업계에 따르면 EG 가격은 최근 t당 7백20달러로 1년 전(4백50달러)에 비해 60% 가량 폭등했다. PTA가격도 t당 5백70달러로 24% 가량 올랐다. 또 나일론의 원료가 되는 카프로락탐 가격도 t당 9백60달러에서 1년 사이 1천3백달러로 35% 이상 뛰었다. 이는 지난해 이라크 전쟁으로 원유가가 폭등한 데다 중국 업체들이 최근 1∼2년 사이에 폴리에스터 생산량을 크게 늘리면서 원료를 '싹쓸이'해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섬유업체들은 원료가 폭등을 원사 원면 등의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이 회사들의 제품을 구매하는 직물제조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해 제품값을 올릴 경우 연쇄적으로 문을 닫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워크아웃이나 화의 중인 섬유업체들이 정책적 논리로 계속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원사 등의 공급과잉을 지속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폴리에스터 원사 가격은 파운드당 55센트로 2002년 말 50센트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나일론 원사도 2002년 말 1달러,지난해 말 1.05달러로 별 차이가 없다. 효성 코오롱 등 대형 업체들도 폴리에스터와 나일론부문에서는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업체들은 일부 품목의 생산 중단 등 원가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이마저도 한계상황에 다다르고 있다. 휴비스 관계자는 "그동안 업계 전체에서 90%대로 유지되던 공장가동률이 원료가 폭등 이후 70∼80%대로 낮아진 상태"라며 "고부가제품의 생산을 늘리고 있으나 중국의 추격이 거세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