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가 통과되지 못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및 부수법안들이 8일 본회의에서 다시 다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농어촌 출신 의원들이 여전히 물리적 저지도 불사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번 임시국회는 이날로 폐회되며 이달말 본회의가 다시 한번 더 열릴 예정이나 이같은 농어촌출신 의원들의 태도로 봐서 동의안이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FTA동의안은 내달 임시국회로 넘겨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내달부터 여야 의원들이 17대 총선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가 임시국회가 제대로 열리기 힘들 것으로 보여 동의안이 자칫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열린우리당은 당론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 상태다. 원내1당으로 통과여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나라당의 지도부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농민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지만,원칙적으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강두 정책위 의장은 7일 당사를 찾아온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나 "세계 통상환경을 감안하면 하루빨리 FTA비준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한·칠레간에 이어 현재 추진중인 한·일 FTA가 체결되면 농민에게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사덕 총무도 "우리나라는 무역으로 먹고 사는데,세계 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FTA는 빨리 비준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농어촌 출신 의원들의 입장은 강경하다. 한나라당 농어촌의정회(회장 박희태 의원) 소속 의원 62명은 본회의 직전 회의를 갖고 물리적 저지를 위한 구체적 행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 의원은 "노 대통령에게 먼저 농민을 설득하라고 했는데,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며 "비준 처리를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농민연대도 7일 오후부터 국회 앞에서 FTA비준 반대 시위에 돌입했다. 다만 8일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가 실시될 경우 비준안 통과 가능성도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