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산업은행 중심의 공동관리 합의=국민은행 등 공동관리에 반대해온 채권은행들이 일제히 조건부 찬성의사를 밝힘에 따라 채권단 내부의 갈등은 거의 해소됐다. 채권단은 △산업은행의 지분율을 22.5%에서 25%로 올리고 △신규 지원금액은 2조원에서 1조6천5백억원으로 줄이며 △공동관리에 들어간 뒤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 산업은행과 LG그룹이 각각 25%와 75%씩 분담토록 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정부도 이 같은 방안에 합의,LG그룹이 이를 수용토록 막판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달여를 끌어온 LG카드 사태는 결국 LG카드의 대주주인 LG그룹의 결정으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만약 LG그룹이 이 조건을 수용할 경우 LG카드는 사실상 산업은행의 단독관리하에 정상화 및 매각을 추진하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표현은 공동관리지만 산업은행이 최대주주가 되고 추가자금 지원도 떠맡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산업은행이 LG카드를 인수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 수용할까=LG그룹은 이미 LG카드와 LG투자증권을 포기하기로 한만큼 더 이상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주 삼정 KPMG가 추가 자금 수요를 예측한 결과 추가 유동성 지원이 필요하게 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LG그룹을 설득하고 있다. 결국은 대주주로서 성의의 문제라는 것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끝까지 LG그룹이 이를 거부할 경우 담보로 잡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LG의 지분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방안까지 준비하고 있다. 최후의 경우 LG그룹 계열사의 여신을 회수하는 카드를 꺼내서라도 LG그룹의 수용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의지로 미뤄 결국은 LG그룹이 성의 표시를 하는 차원에서라도 이를 수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 ◆남은 건 하루뿐=8일에 LG카드가 결제해야할 자금은 4천억원.만일 이를 막지 못하면 LG카드는 당장 부도위기에 몰리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7일 밤 늦게까지 LG그룹과 접촉에 나섰다. 이날까지 합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신한 조흥 하나은행 등도 실무회의를 지속했다. 국민은행을 비롯한 대부분 은행은 8일 오전 이사회나 경영협의회,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어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8일 공동관리 방안이 확정되면 채권단은 곧바로 LG카드에 1조6천5백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출자전환과 감자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LG카드의 현재 자본금은 7천8백60억원으로 채권단은 조만간 기존 채권 중 1조원을 출자전환,자본금을 1조7천8백60억원으로 늘린다. 하지만 이는 감자 결의에 필요한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일 뿐 대규모 감자가 곧바로 이어진다. 감자비율은 44대 1이며 자본금은 4백6억원으로 다시 줄어든다. 이어 채권단은 기존 채권 중 1조원을 추가로 출자전환하고 10개 채권은행이 투입하는 유동성 자금 1조6천5백억원도 마저 자본금으로 바꾼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나면 LG카드의 자본금은 2조6천9백6억원이 된다. LG그룹은 채권단과는 별개로 후순위 전환사채(CB) 인수 5천억원,카드채나 기업어음(CP) 매입 3천억원 등 모두 8천억원을 지원한다. 하영춘·김인식·최철규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