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시장은 전반적인 경기회복으로 수출여건이 작년보다는 나아지겠지만 통상마찰 등 변수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는 `월간무역' 1월호를 통해 발표한 `2004년 주요 수출시장 점검'에서 중국과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4대 수출시장의 올해 경기를 전망하고 수출여건을 분석했다.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전반적인 수출여건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통상마찰과 원화절상 압력, 더딘 회복세 등 곳곳에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고 무역협회는 설명했다. ◆중국 = 김철환 베이징지부장은 "중국 경제의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주요 교역국과의 통상마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며 "특히 중국내 과잉공급과 무역 불균형등으로 한국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작년 하반기 600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공급과잉 품목이 78.4%로석유화학, 산업용 전자, 전자부품, 철강, 직물 등 우리의 주력 수출품을 중심으로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 게다가 중국이 실시하고 있는 24건의 반덤핑 조사 가운데 19건에 관련된 최다피소국인 우리나라는 대중 수출의존도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추가로 수입제한 조치가이뤄지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또 중국의 수출증치세 환급률 인하로 중국기업의 대외수출이 감소하면서 원부자재 수입선을 내수시장으로 바꿀 가능성이 높아 대중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 지부장은 지역별, 계층별 격차가 심한 중국시장의 공략을 위해서는 목표고객에 따른 마케팅 차별화, 제품 고급화, 고부가가치화, 유통업 진출을 통한 시장공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미국 = 김장한 뉴욕지부장은 "미국경제는 최근 놀라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더딘 고용회복, 무역수지 및 재정수지의 쌍둥이 적자가 불안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대미 수출은 반도체와 휴대전화기 등을 중심으로 작년보다 8.8% 가량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자동차 분야는 미 업계가 86년 이래 가장 많은 31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철강도 국내 업체들이 중국 및 동남아 등지로 수출선을 다변화한데다 가격경쟁력 약화로 대미 수출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김 지부장은 "대선을 앞두고 수입규제 등 새로운 통상마찰이나 원화절상 압력이심해질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5대 수출품목 편중 개선, 홈쇼핑 및 인터넷 쇼핑 등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 박양섭 도쿄지부장은 "일본경제가 장기 부진에서 벗어나 서서히 활기를 띠고 있고 한국과 맞물려 있는 산업구조의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한.일 경제관계는 앞으로 2-3년이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본은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시장"이라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해 저가제품이 제공할 수 없는 차별성을 살려 오히려 제품가격을 올리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작년 10월 가정용 컴퓨터에 대한 리사이클제도를 도입한데 이어내년 1월 자동차 리사이클제도 시행할 예정인 것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에불리한 리사이클제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U = 박진달 브뤼셀지부장은 "올해 유럽시장은 경기침체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전반적인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밝혔다. 유럽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대형 유통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게는 85%에 달해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대형 유통업체의 품목별 구매패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도매업체를 공략하는 것을 추천할만 하다고 박 지부장은 설명했다. 유럽은 또 의류, 소형가전, 컴퓨터 및 주변용품 등 생활필수품의 경우 고급 브랜드보다는 저렴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물류개선, 생산원가 절감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박 지부장은 "유럽기업들의 아웃소싱 확대 추세와 EU 회원국 확대를 활용해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때를 놓치면 중국, 동남아국가에 시장을 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k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