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대표 최양하)은 앞으로 3년간을 세계화를 위한 준비기간으로 설정하고 내부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제는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경영전략이다. 주요 해외 시장은 중국과 일본 및 미국이다. 서유럽 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 나라별로 언어와 문화가 달라 개별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반면 일본과 미국은 하나의 비슷한 사회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중국도 현재 GDP에서 이미 이탈리아나 캐나다를 앞질러 세계 6위에 올라있는 거대시장으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샘은 소비재 부문에서 보수적이고 까다로운 일본 시장을 뚫은 몇 안되는 국내 기업 중 하나다. 한샘재팬은 1991년에 설립돼 97년부터 매년 두 배 가까운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0억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이세이건설의 트윈 파크 맨션 프로젝트와 아사누마구미 건설의 오사카 시티타워 맨션을 수주하는 등 일본의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에 부엌가구와 거실장,현관장,붙박이장 등의 수납가구를 납품하고 있다. 한샘재팬은 그동안 건설회사와 대형주택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맨션 프로젝트 영업을 주로 해 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일반주택 건설업체로 대상을 확대해 단독주택 신축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도쿄(하라주쿠)와 오사카(신사이바시)에 '빌트인(built-in)가구 패키지 전시장'을 연달아 열었다. '빌트인 가구 패키지'공급은 한샘재팬 고성장의 비결이다. 한샘의 패키지 제품은 마감재나 가구의 색상을 통일해 시각적으로 넓어보이는 효과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은 주택 규모가 한국에 비해 작기 때문에 이 같은 전략이 호응을 얻었다. 한샘재팬의 일본 진출 이전까지는 수납가구 전체를 패키지로 공급하는 회사가 없었다. 일본의 건설회사들은 욕실가구 업체,부엌가구 업체,수납가구 업체들과 각각 상담해야 했다. 한샘재팬은 상담 과정의 번거로움과 제조회사에 따른 제품 차이를 해결하는 서비스로 일본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성장했다. 한샘베이징은 96년 설립된 이후 지난해까지 시장조사 등을 거쳐 중국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해 오고 있다. 올해는 베이징 근교에 공장을 준공하고 베이징 국제무역빌딩에 전용 쇼룸을 오픈하는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중국 대륙에 진출할 계획이다. 베이징 공장과 쇼룸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중국의 가구 및 인테리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양하 대표는 "올 연초부터 가동되는 베이징 공장은 1차 설비만으로도 연간 생산능력이 1천억원어치 수준"이라며 "중국 내수와 건설사 영업시장뿐 아니라 향후 한국과 일본의 물량까지 소화하는 생산 기지로서도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02)590-3421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