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코리아(대표 소장중)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가방을 수출하기 시작해 현재는 자체 브랜드 여성의류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는 1988년 설립된 정호상사가 모태로 처음에는 가방을 제조해 유럽에 수출했다. 이후 90년6월에 정호코리아로 이름을 바꿨다. 당시 자본금 5천만원이던 이 회사는 설립 13년만인 2003년 말 자본금 21억원에 임직원 1백35명,매출액 3백억원을 기록하는 중견 패션 업체로 탈바꿈했다. 정호코리아가 사양업종으로 불리던 봉제·섬유업종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남들보다 한발 앞선 해외 진출에 있다. 발빠르게 동남아시아에 생산기지를 구축,원가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이뤘고 이를 바탕으로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을 균형있게 공략하면서 성장세를 이어왔다. 정호코리아는 지난 91년 당시 수교도 맺지 않은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 업체와 합작공장을 설립했다. 97년에는 베트남 하이퐁시에 단독으로 투자,'정호베트남'을 세웠다. 국내의 숙련 인력 부족과 임금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의 열세를 극복하고 여기에 효율적인 인력관리 및 공장간 경영정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가방사업은 2002년부터 세계 가방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미국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미국시장 진출에 따라 주문량이 많아지자 지난해 베트남 공장을 증설하고 중국에 공장을 설립해 가방생산 능력을 연간 2천만달러어치 규모까지 끌어올렸다. 정호코리아는 98년에는 자체 패션 브랜드인 '미니멈(MINIMUM)'으로 여성 의류사업에 진출했다. 당시 치솟는 환율과 구조조정으로 대형 패션의류 업체들이 부도를 맞는 상황에서 정호코리아는 오히려 반대로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99년부터 본격 영업에 들어간 미니멈은 2002년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현재 국내에서 롯데 신세계 등 26개 백화점에 입점해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에 진출했다. 지난해 중국에 합작투자로 '다롄미니멈 패션유한회사'를 설립,베이징앤샤백화점을 비롯해 현재 총 6곳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미니멈은 한류열풍의 영향으로 중국의 젊은 여성고객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백화점 내 톱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탤런트 이태란 등 인기연예인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마케팅도 큰 몫을 했다. 이 밖에 베트남 하노이와 하이퐁시에도 2개의 매장을 열었다. 소장중 대표는 "2003년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의류매장에서 약 20억원,내수시장을 합치면 패션의류부문에서만 약 1백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며 "올해에는 '미니멈'의 두 번째 브랜드를 런칭해 해외시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를 4백억원으로 잡고 있다. (02)3460-9500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