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일본과 홍콩이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자국통화 강세 방지에 총력전을 펴고있다. 올 첫 거래일인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양국은 각각 엔과 홍콩달러를 매각,미국 달러를 대거 매입했다. 신년벽두 3일 연속 시장개입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7일에는 달러당 1백6엔선이 한때 붕괴됐고,홍콩달러화도 기준환율선을 완전히 벗어나는 등 시장개입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사실상 무제한 개입에 나선 일본=일본 정부는 7일 영국 런던시장에서 엔화가치가 장중 한때 달러당 1백6엔선을 뚫고 1백5.90엔까지 치솟자(엔·달러환율은 하락) 즉각 시장개입에 들어갔다. 개입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족히 1백억달러는 넘었을 것이라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추정이다. 엔화가 달러당 1백5엔선에 올라선 것은 지난 2000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개입 덕에 엔화는 8일 달러당 1백6엔선 초반에서 움직였다. 일본 금융당국은 지난 5일과 6일에도 도쿄와 뉴욕시장에서 2백82억달러를 시장서 사들였다. 이로써 지난 3일간 개입액은 4백억달러에 육박,예년 한달치 개입액에 필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는 올해 시장개입준비 자금으로 지난해의 3배인 61조엔(약 5천6백억달러)을 책정했다. 사실상 개입금액에 제한을 두지 않고 필요시에는 언제라도 시장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차관은 "시장의 투기적인 움직임에 언제라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무제한적 시장개입 의지를 분명히 했다. ◆통화강세에 비상 걸린 홍콩=홍콩 통화청은 홍콩달러가치가 7일 미국달러화에 대해 기준선(미달러당 7.8홍콩달러)에서 크게 벗어난 7.76홍콩달러로 급등하자 42억7천만홍콩달러(미화 5억5천만달러)를 시장에 긴급 투입했다. 홍콩 정부는 앞서 지난 5일과 6일 이틀간에도 45억7천만홍콩달러를 시장에 밀어넣었다. 올 들어 시장개입액은 88억4천만홍콩달러(미화 11억달러)로 일본에 비하면 소액이지만 작년 한햇동안의 시장개입액과 거의 맞먹는 규모다. 시장관계자들은 "홍콩 정부가 새해들어 홍콩달러 상승이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으로 비화되는 것을 우려,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