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은 단순히 재해율을 낮추는 것이 아닙니다.회사의 경쟁력 향상과 직결된 문제로 최고경영자(CEO)가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합니다." 산업안전 컨설팅에 대한 홍보차 방한한 다국적 기업 듀폰의 로저 무어 아시아·태평양 안전컨설팅(Safety Resource) 사장은 8일 "산업안전이 기업경영의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무어 사장은 "화학산업 등 대부분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96%는 현장 작업자,통제실 요원 등 사람이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데서 오는 인재(人災)이며 기계 결함 등 설비상 문제는 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경우 지난 2002년 재해율이 0.77%였으나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20% 정도 재해가 늘어날 정도로 안전문화 수준이 평균 이하"라고 꼬집었다. 무어 사장은 "사람의 문제는 결국 문화로 연결되는 것"이라며 "최고경영자부터 현장 작업자에 이르기까지 안전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지키려고 노력해야 산업안전이 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해의 발생은 해당 직원과 기업만의 손실이 아니라 소비자 공급자 지역경제 등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하고 안전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작업효율이 떨어진다고 헬멧이나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은 지름길로 가려는 것"이라며 "최고경영자가 나서서 이를 지적하고 고치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2백년 역사를 가진 듀폰은 지난 70년대부터 산업안전 컨설팅 업무에 나서 왔다. 2002년 7월부터 호주의 콴타스항공에 산업안전 컨설팅을 제공한 결과 재해율이 1년새 5% 줄었다고 그는 소개했다. 무어 사장은 "안전문화의 정착에는 3∼4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꾸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