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주식 "사자"] 저평가ㆍ中특수 기대에 매수행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올해 초 외국인의 공격적인 주식 매수를 '바이 코리아(buy korea)'로 보기는 어렵다.
글로벌 시장을 사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있는 데다 달러자산의 재분배에 따른 아시아지역 투자 확대가 주된 이유라는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바꿔 말해 한국에 대한 잠재적인 매수세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LG카드 등 불안 요소가 해소되고, 정치적으로 안정된다면 다른 국가에 비해 외국인 매수세는 더 강해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좌우하는 현상은 심화되고 있지만 올 증시 전망을 한층 밝게해주고 있다고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 계속되는 중국 효과(China Effect)
현재 시장의 주도주는 반도체ㆍ해운ㆍ철강주 등이다.
외국인의 주된 매수 타깃이기도 하다.
이들 업종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중국 경제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있다는 것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급등한 해운주는 운임 상승을 재료로 급등했다.
해운 물동량의 40%를 차지하는 벌크선 용선료(6개월 기준)는 10배 이상 올랐다.
이는 물동량 증가도 원인이지만, 대부분 벌크선이 중국 노선에 집중돼 배가 모자라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철광석의 예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작년 중국의 철광석 수입 증가분은 전세계 철광석 교역량 증가분의 81%를 차지했다.
벌크선이 계속 중국 노선에 투입되고 있어 배가 모자라면서 운임료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투자 확대는 철강 화학소재 등 기초 원자재 수요를 촉발시키고 있다.
포스코 등의 주가가 급등하는 배경도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시장의 규모가 급속히 커지면서 동아시아가 미국 IT(정보기술) 업체의 주요 매출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래에셋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나타나는 크리스마스 특수로 하반기에 반도체 가격이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춘절'과 일본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특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계절적 비수기가 없어지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IT주에 외국인의 매수가 몰리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 달러화 자산 재분배
미국이 강한 달러화 정책을 포기하면서 달러화 자산의 재분배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옮겨가고 있으며 투자지역도 아시아지역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한국 증시는 다른 이머징마켓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어 투자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아직은 한국 시장에 특별히 많은 자금이 들어오고 있지 않지만 투자환경이 개선될 경우 문제가 달라진다는 것.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연초 포트폴리오 교체와 중국 효과 등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지만 대만 등에 유입된 규모에 비하면 그렇게 많다고 할 수 없다"며 "당장 LG카드 문제 등 불안 요소가 해소되고 투신권 구조조정이 가닥을 잡아가면 외국인 매수세는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