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강도 높은 매수세에 대해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시장의 유동성이 보강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는 이머징마켓의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것. 저평가된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매수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함춘승 씨티그룹글로벌증권 사장은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는 채권에서 주식으로,달러에서 비달러 자산으로 이동이라는 큰 흐름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며 "외국인은 특히 한국 시장을 이머징마켓중 밸류에이션이나 지난해 상승률 측면에서 매력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특정 업종이나 종목을 사는게 아니라 한국 시장 자체에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은 "외국인 매수세는 지난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 뮤추얼펀드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면서 IT(정보기술)주를 중심으로 블루칩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들어 눈에 띄는 점은 SK텔레콤 등 통신주를 대거 사들이는 것"이라며 "이는 나스닥시장의 상승세와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부사장은 "종합주가지수는 1분기중 상승세를 유지하며 850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지만 수출과 외국인 유동성에만 의존해 900선을 넘어서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3분기 내수 회복 신호가 가시화하면 그 동안 상승세를 이끈 IT주와 철강 화학 자동차 등 전통주에 이어 금융 유통주가 주가를 받치면서 1,050선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근모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은 "외국인이 특별히 매도로 전환할 이유가 없는데다 기관이 작년에 팔았던 주식을 다시 사들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며 "상반기에 1,000포인트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