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새해부터 멕시코 자동차 시장이완전 개방됐다. 멕시코 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멕시코에 생산시설을 갖춘기업에 대해서만 일부 수입 쿼터를 허용한 `자동차 산업개발 프로그램'을 철폐한 것이다. 그 동안 수입제한 조치로 대(對)멕시코 직수출이 막혀있던 한국산 자동차도 멕시코로의 수출 길은 일단 열린 셈이다. 그러나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가에서 생산한 자동차에 대해서는 개방은 하되 관세율 50%라는 장벽이 새롭게 설치됐다. 이로 인해 한국산은 관세율 50%를 납부하면서 멕시코와 FTA를 체결한 국가의 무관세 수입차량과 경쟁해야 하는 실질적 장벽에 부딪히고 있다. 멕시코 수입 자동차 시장은 급팽창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1994년 수입 자동차가 전체 판매량의 10%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수입 판매차량이 약 60만대 내외를 기록하면서 전체의 60%대에 이르고 있다. 결국 실질적으로는 한국산 자동차만 멕시코자동차 시장 개방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는 1994년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2001년 유럽연합(EU)과의 FTA 체결을 거치면서 세계 10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오르는 등 자동차 강국으로 변모해 왔다. 먼저 멕시코는 자동차 산업 투자 유치 방안으로 멕시코에 투자 진출한 기업에대해서만 제한적인 신차 수입 판매권한을 부여하는 정책을 택했다. 이에 따라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미국의 `빅3' 자동차 업체를 비롯해 독일 폴크스바겐, 일본 닛산 등 멕시코내 투자진출 기업들은 멕시코에서 생산하지 않는 차종을 중심으로 수입시장을 넓혀왔다. 이런 상황에서 멕시코는 이제 더 이상 자동차 수입시장 장벽을 만들 명분이 취약해지면서 그간 멕시코 자동차 시장 보호막으로 활용했던 `자동차 산업개발 프로그램'을 철폐하게 됐다. 이 배경에는 멕시코가 32개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자동차 시장개방을 단행해 온점도 큰 역할을 했다. 실질적으로 거대 자동차 생산국과 FTA를 체결함에 따라 국내 자동차 시장 보호자체가 불필요해진 것이다. 다만 문제는 멕시코가 멕시코 산업계의 요구를 수용해 FTA 미체결 국가에 대한수입 관세율 상향조치를 전격 도입함으로써 한국 등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못한국가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수입 차별 제도를 적용하고 있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 직수출 길은 멕시코 시장 개방에도 불구 다시 막히게됐으며,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못한 한국산 자동차만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는 형편에 처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 시장은 `NAFTA 10년차'를 넘어서면서 지난 1일부터 북미산 자동차가 전면 무관세로 수입이 허용되고 있다. 또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산과 EU산도 멕시코와 FTA 체결 혜택으로 일정량은 쿼터에 의해 거의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어 대부분의 대(對) 멕시코 자동차 수출국은 관세 부담없이 수출하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우리 업계도 직수출 길은 막혀 있으나 국내산과 협력관계에 있는 미국회사를 통해 간접 수출로 극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업무협조로이 회사의 수입쿼터를 이용해 아토스를 다임러-크라이슬러 멕시코 법인 수입형식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1t 픽업트럭과 베르나로 차종을 확대하는 중이다. 대우의 경우 GM을 통해 GM 수입 쿼터로 마티스 자동차를 GM 브랜드로 판매하고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