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간의 독도 우표 발행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정부가 지난 8일 독도 우표를 예정대로 발행하겠다고 발표하자 일본도 9일 독도를 등장시킨 우표를 발행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본의 아소 다로 총무상은 이날 열린 각료회의에서 "한국의 독도 우표 발행에 대한 대항으로 일본우정공사가 기념우표를 발행할 것인지는 매우 정치적인 문제지만 감히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그는 각료회의 후 가진 회견에서 국제 우호관계의 긴밀화 등을 규정하고 있는 만국우편연합(UPU)의 헌장 전문을 거론하며 "한국의 이번 우표는 그 정신에 부합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아소 총무상은 현재 외유 중인 가와구치 요리코 외무상이 귀국하는 대로 이 문제를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도 이날 저녁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는 일본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한국측이 잘 분별있게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그러나 우표발행에 대해선 "파문을 확산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앞서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일본 정부의 독도 우표 발행 중단 요구에 대해 "우표 발행과 유통은 기본적으로 해당 국가 우정 당국의 고유 권한"이라며 "예정대로 오는 16일 '독도의 자연' 우표 2백24만장을 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소 총무상은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의 국빈 방일을 앞두고 일제 때 조선인에게 강제한 창씨개명이 마치 조선인들이 원해서 이뤄진 것처럼 발언해 파문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일본은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며 자신들의 영유권을 주장해왔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이날 일본측의 움직임에 대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외교부 관계자는 "최근 일본 내 보수우익 세력이 증가하면서 우리의 독도 우표 발행에 강경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해왔다"며 "우리의 기본 방침은 독도가 분쟁지역이 아니라 우리 고유의 영역이란 점을 확인하면서 어떤 대응을 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