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휴대폰업체 노키아가 지구촌 증시를 후끈 달구고 있다.


8일(현지시간) 본사가 있는 핀란드에서 노키아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발표되면서 유럽은 물론 시차를 두고 열린 미국.아시아 시장의 기술주들이 대거 상승했다.


지구촌 증시의 주제는 단연 '노키아 효과(Nokia Effect)'였다.


노키아 효과는 9일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리는 등 한국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 규모의 절반이 넘는 4천3백억원을 삼성전자 한 종목을 사들이는데 투입했다.


노키아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백10억달러.


전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규모지만 전문가들이 매출 감소를 예상했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받아들여졌다.


수익도 주당 28~29센트로 전망치(21~23센트)를 훨씬 웃돌았다.


분석가들은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장기간 겨울잠에서 벗어나 통신네트워크 부문에 대한 투자에 시동을 거는 '중장기적 지표'로 해석했다.


노키아 주가는 하루 만에 무려 13% 급등했다.


노키아 효과는 전세계 통신주와 반도체주의 동반 상승을 불러왔다.


경쟁업체인 에릭슨 주가가 14% 치솟은 것을 비롯해 유럽 최대 반도체 업체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4.1%,로열 필립스 일렉트로닉스도 3.9% 상승했다.


미국에서는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로지가 10.5% 급등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5일 연속 오른 2,100.25로 지난 2001년 7월 이후 2년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통신 관련 반도체주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는데 통신용 반도체 업체인 알테라가 9.84% 치솟았고,세계 최대 통신용 반도체 기업인 내셔널 세미컨덕터도 4.61% 올랐다.


이어 열린 아시아 증시도 '노키아 효과'의 덕을 톡톡히 봤다.


도쿄 증시에서 9일 통신주인 교세라가 3%,무라타 매뉴팩처링이 2% 이상 오르는 등 기술주가 강세를 보여 닛케이 평균주가가 한때 1만1천엔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종가는 1.18% 상승한 1만9백65.05엔이었다.


대만의 가권지수도 기술주 급등에 힘입어 0.94% 오른 6,226.98을 기록했다.


하지만 '노키아 효과'의 지속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JP 모건의 데이비스 존스 애널리스트는 "당초 예상치가 너무 낮았기 때문에 실적치가 예상을 웃돌았다는 점에 너무 흥분할 필요는 없다"며 "전체적으로는 아직도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라고 신중론을 폈다.


그러나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노키아 실적 호전은 원가 절감보다 수요 증대로 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본격적인 네트워크 투자를 시작했다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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