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ADR(주식예탁증서)의 급등에 힘입어 9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그동안 외국인 지분한도 소진으로 통신주 랠리에서 소외돼왔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그러나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선 여전히 증권사별로 3천∼5천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여기에는 이날 주가 급등이 일차적으로 ADR 가격과의 격차를 좁히는 '갭 메우기' 성격이 짙었던 것이 근본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전날 하나로통신 ADR는 1.31달러(42.67%)나 오른 4.38달러로 마감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5천1백83원이다. 이는 지난 8일 하나로통신의 국내 원주 종가(3천2백10원)보다 61%나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날 개장 초부터 개인들의 매수 주문이 폭주했고 오전 11시께부터는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종가는 3천5백95원.매도잔량은 한 주도 없고 상한가 매수잔량만 4백30만주나 쌓이는 예상외의 강세를 나타냈다. 많은 증권사들은 하나로통신을 '턴 어라운드'(실적호전)의 하나로 꼽고 있기는 하다. 삼성증권은 올해가 하나로통신의 '흑자 원년'이 될 것으로 점쳤다. 외자유치로 주인 찾기에 성공한 데다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게 근거다. 삼성증권은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증권사 중에서 가장 높은 5천5백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 주도로 이뤄진 통신주 랠리에서 소외되면서 가격 메리트가 생긴 점도 호재의 하나로 재평가됐다. 하나로통신은 작년 11월20일 외국인 한도가 꽉 찬 이후 주가가 22%나 떨어졌었다. 전상용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통신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못오른 종목에 대한 순환매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날 하나로통신의 급등 현상은 '과잉반응'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DR의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양종인 동원증권 연구원은 "하나로통신 ADR 규모는 2백30만주로 전체 발행주식(4억6천2백13만주)의 0.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수급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시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하나로통신의 경영권 향방이 정해진 이후 LG그룹(지분율 9.6%)이 지분매각 계획을 밝혔고 삼성전자 SK텔레콤 대우증권 등 다른 주주들도 보유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며 "상반기 중에는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