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CES로 본 트렌드] 가전.IT영역파괴..家電은 IT구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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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과 정보기술(IT)영역의 파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개막된 '국제 소비자 가전전시회(CES)'의 특징은 한 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세계 최대 PC메이커인 델컴퓨터는 처음으로 CES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LCD TV 등 대형 TV시장에 진출했다.
마이클 델 회장도 기조연설을 통해 가전과 IT기술의 융복합화(컨버전스)를 선언했다.
모토로라도 지난해 11월 평면TV 시장 진출을 발표한 데 이어 CES에서 처음으로 LCD TV로 치장한 부스를 선보였다.
◆IT업계의 구세주 가전시장
전미가전협회(CEA)는 올해 전 세계 가전시장 규모가 1천1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0년 이후 지속적인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IT경기와는 대조적으로 가전시장은 '디지털 홈네트워크'를 주제로 제품의 진화를 거듭하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디지털TV의 경우 지난해 4백만대(61억달러)에서 올해 5백70만대(80억달러)로 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가전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동참하려는 전통 IT기업의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델컴퓨터는 TV 외에 MP3 플레이어는 물론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까지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 칩메이커인 인텔은 폴 오텔리니 사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PC시장의 성장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고화질 프로젝션TV용 칩세트 개발을 발표했다.
◆진화하는 가전시장
가전과 IT기술이 결합하면서 기존의 전통 가전시장이 새로운 네트워크형 가전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PC와 가전을 하나로 묶는 가전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음향 및 영상(AV)기기와 디지털카메라,DVD플레이어 등 디지털가전을 대상으로 한 운영시스템(OS)를 개발해 PC와 가전이 매끄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AV네트워크인 '애니넷(Anynet)'과 TV시청이 가능한 휴대폰,동영상을 지원하는 MP3플레이어 등 컨버전스 기기를 출품했다.
VCR를 대체하고 있는 DVD 레코더의 경우 영상콘텐츠나 음악을 다운받아 자신만의 음반을 만들 수 있는 오디오주크박스로 진화하고 있다.
반도체 회사인 LSI로직사는 이 같은 추세에 맞춰 혼합형 DVD레코더칩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T업체의 가전시장 침투와 함께 각 분야에서 대형 업체간 짝짓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델의 제휴 확대나 삼성SDI와 HP 사이에 진행되는 PDP모듈 공급협상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