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행정부 초대 재무장관을 지내다 정책갈등으로 경질됐던 폴 오닐이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부시를 '귀머거리가 가득한 방에 있는 장님'이라고 비꼬아 화제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이 9·11테러와 관계없이 취임 첫날부터 이라크를 공격할 명분을 찾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고 비판했다. 오닐 전 장관은 론 서스킨드 전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가 쓴 책 '충성의 비용'(The Price of Loyalty)을 통해 각료회의는 실질적인 대화가 결여돼 있었다며 이같이 공격했다. 오닐은 13일 시판되는 이 책을 선전하기 위해 11일 CBS TV의 '60분' 프로그램에 출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오닐은 재무장관으로 임명된 후 부시 대통령을 처음 만나 1시간 정도 보고했는데 부시는 단 한마디의 질문도 던지지 않아 마치 독백을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과 관련,오닐은 부시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후세인 전 대통령은 나쁜 사람이며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전쟁을 하기 위해 단호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가안보위원회의 누구도 왜 이라크를 공격해야 하는가를 묻지 않는 데 놀랐다며,부시 행정부의 선제 공격의 개념도 너무나 비약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닐은 감세정책을 둘러싼 갈등으로 2년 만에 재무장관직에서 물러났으며 이번 책의 저자에게 1만9천건의 부시공격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