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놓고 '사이버 한·일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독도우표 발행을 둘러싸고 촉발된 두나라간 갈등이 온라인 공간으로 확전된 것. '독도는 일본영토'라고 주장한 고이즈미 일본 총리 발언이 전해진 10일부터는 양국 네티즌들이 상대편 서버에 과부하가 걸리게 만드는 트래픽 폭격을 가하거나 게시판에 독설과 비방을 쏟아놓는 등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이버 갑신왜란'이라고까지 일컬을 정도다. 한국 네티즌들은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유머사이트 웃긴대학(www.humoruniv.com),네이버 일본정보사이트 인조이재팬(enjoyjapan.naver.com) 등에 집결해있다. 일본 네티즌 본거지는 2CH(www.ch2.net)다. 한국측은 지난 10일 저녁 집중적으로 트래픽을 발생시켜 웹사이트를 마비시키는 공격용 프로그램으로 2CH 사이트에 진격했다. 네티즌들은 띄워두기만 하면 자동으로 2CH사이트를 공격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참전'을 독려하고 있다. 양국 네티즌 공방을 중계중인 도깨비뉴스(www.dkbnews.com)에 따르면 일부 네티즌들은 공격프로그램을 한꺼번에 2∼8개씩 열어 놓고 있다. 현재 2CH사이트는 접속이 전혀 되지 않는 상태다. 이에 대해 2CH 운영자들이 한국으로부터의 접속시도를 차단했으며 일본내에서는 사이트가 정상 운영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해외 네티즌들도 2CH에 접속이 되지 않는다고 전해오고 있어 공격이 위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 네티즌 반격도 거세다. 디시인사이드 등에는 "일본 네티즌들이 조만간 한국 사이트 3곳에 대거 공격을 퍼부을 것"이라는 경고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본측 공격 때문인지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디시인사이드의 자유게시판 등도 다운된 상태다. 이와 별도로 양국 네티즌들은 상대편 자유게시판에 한·일,일·한 자동번역기를 이용해 비방,욕설,조롱의 글을 쏟아내는 등 치열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최근 'K국(國)의 방식(kanokuni.hp.infoseek.co.jp)'을 비롯 일본에서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사이트가 개설됐다는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국내 네티즌들은 명백한 허위사실을 악의적으로 퍼뜨리겠다는 의도라며 발끈했다. 이에 맞서 국내에도 이 사이트를 본뜬 'J국의 방식(www.nfonews.net)'이 개설돼 일본을 조롱하는 내용의 투고를 받으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한 포털 관계자는 "그동안 타국 네티즌과 공방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전면전의 형태로 번지거나 상대편 웹사이트로 들어가 욕설이나 조롱글을 쏟아붓는 경우는 드물었다"며 "독도를 비롯해 민족감정을 자극하는 민감한 이슈가 나오고 있어 사이버 전면전이 어떻게 전개될지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박영태·김혜수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