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제조업 中國투자 ‥ 한국산업의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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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직접투자가 폭발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미국 일본 등의 중국 투자가 주춤하고 있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연평균 30~40%대의 증가율을 보이며 투자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각종 규제와 상대적으로 높은 인건비, 불안한 노사관계를 우려해 국내 투자룰 꺼리는 양상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업종별로도 지난 90년대 초ㆍ중반에 중국 투자를 선도했던 전자업종에 자동차 철강 기계 등 수출 주력 업종들이 가세하고 있는 양상이다.
포스코의 경우 향후 해외 투자는 중국에 집중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국내 기업들의 중국 시장 매출도 비약적인 신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64%가량 늘어난 1백64억달러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고, LG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1백억달러에 도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대로 가다간 이들 업체의 중국 매출 비중이 수년내 국내 부문의 절반 수준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업들의 '중국 편식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국내 산업공동화는 물론 중국 리스크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투자 확대 언제까지
지난해까지 30억달러를 투입한 삼성그룹은 향후 중국 투자를 더욱 늘려 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중국 사업 비중이 커진 탓에 유지ㆍ보수 투자를 위해서만 매년 2억∼3억달러가 필요하지만 국내에서 부가가치가 낮아지는 제조 라인들을 순차적으로 옮겨 간다는 계획이어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까지 총 투자액은 50억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베이징에 자동차 공장 설비를 증설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2005년까지 4억3천만달러, 2010년까지 총 11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고, 상하이 인근에 제2공장을 물색하고 있는 기아차 역시 5억달러가량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올해 2억6천만달러를 들여 난징에 LCD(액정표시장치)용 편광판 후공정 생산라인을 건설할 예정이다.
중견 전자업체인 KEC 역시 상하이 인근 우씨에 완공한 트랜지스터 칩공장을 오는 4월부터 가동한다는 목표 아래 2백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향후 3년간 14억달러를 투자, 중국 현지법인의 생산 능력을 대폭 확충키로 했다.
이미 16개 현지법인에 8억달러를 투자한 포스코는 올해 이구택 회장 취임 후 성장전략을 구체화하면서 중국 번시철강과의 합작사업에 6억6천만달러, 장가항 포항불수강에 7억7천만달러의 신규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포스코는 이같은 대규모 투자계획을 통해 제2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중공업은 내년에 5천만달러 이상을 투자, 굴착기와 전기전자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굴착기는 매년 1백% 가까운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중국 내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장 품목이다.
현대중공업은 우선 1천5백만달러를 투자, 내년에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에 건설 중장비 3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 본격화되는 매출 증가
제조 분야에 대한 투자를 거의 마무리한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1백64억달러의 현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지난해보다 42% 늘어난 74억달러, 휴대폰은 52% 증가한 32억달러의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역시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과 디지털 TV를 앞세워 지난해보다 43%가량 불어난 1백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LG화학은 산업재 고광택과 하이새시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과 전지 편광판 등 정보전자 소재 판매 확대를 통해 올해 15억6천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뉴아반떼XD를 현지 생산 차종에 추가하면서 29억달러, 모듈업체인 현대모비스 역시 7억8천만달러의 매출로 지난해보다 두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 3개 중국 주요 법인에서만 5억7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던 포스코는 지난해 7억4천만달러에 이어 올해는 9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조일훈ㆍ정태웅ㆍ이심기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