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선물용으로 가장 무난한 것이 먹거리다. 받는 사람의 취향을 모를 때는 더욱 그렇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을 때도 먹거리 선물이 그만이다. 가격 부담이 덜하면서도 푸짐한 선물이 바로 식품세트다. 올해 설날을 맞아 식품업체들은 다양한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지난해 말 불어닥친 미국발 광우병 파동과 조류 독감으로 육류 소비가 줄어든 점에 착안,상대적으로 안전한 식품세트를 권하고 있다. 최근 마케팅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웰빙 제품임을 강조한 세트도 눈에 띈다. 올해 가격대는 지난해 추석 때와 비슷하다. 1만∼4만원대의 중·저가 세트가 주종이다. 일부 품목의 경우 1만원대 미만의 세트도 나와 있다. 10만원에 육박하는 웰빙 및 건강관련 상품도 있다. '부모님께 웰빙 제품을 선물하자.' 식품업체들은 지난 설과 달리 올해 유달리 웰빙 선물세트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설과 추석에도 건강관련 세트가 있었으나 올해엔 컨셉트를 건강상품에서 웰빙제품으로 바꾸는 경향이 짙다. 이같은 추세는 가능한 한 단순 소비보다 건강과 여유를 중시하는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같은 값이면 건강에 좋은 것,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몸과 정신건강에 좋은 것을 찾는 문화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춘 제품이 바로 웰빙 관련 세트다. 대상은 골밀도 개선과 면역기능 증진,중금속 체외배출 등에 효과가 있는 클로렐라 관련 제품을 주력 제품으로 추천했다. 클로렐라는 녹조식물의 일종으로 엽록소 등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상측은 뼈를 강하게 할 뿐 아니라 장개선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삼공사는 주력선물 세트인 '정관장' 세트로 '웰빙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불경기로 선물자금 사정에 여유가 없는 고객층을 감안,10만원 이하의 세트에 주력했다. 대부분 세트에 홍삼 캔디를 공통 아이템으로 하고 홍삼톤 홍삼정캡슐 골드홍삼분 등을 담았다. 가격은 3만∼7만원대. 지삼과 홍삼정리미티드로 구성된 50만원대의 고급 세트도 내놨다. 일화도 다양한 인삼세트를 시판했다. 금산 강화 진안 등 인삼 산지에서 엄선한 인삼을 재료로 사용했다. 가격은 1만∼10만원대로 다양하다. 홍삼차 홍삼분말캡슐 홍삼정 등으로 구성된 고려홍삼세트가 7만원선이며 홍삼 음료인 홍삼원톤 로얄세트가 5만원선이다. 인삼 농축액과 10가지 이상의 천연 한약성분을 우려내 만든 용삼톤세트가 2만원대다. 풀무원 계열인 풀무원건강생활은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그린체' 주력제품으로 칼슘레이,동충하초 프라임,패밀리-씨,풀무원 플라본 등 네가지를 내놨다. 그린체 칼슘레이는 칼슘 보충용 제품이다. 마그네슘 아연에 비타민 B D E K 등이 들어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가격은 10만원. 하루 칼슘 섭취 권장량인 7백㎎을 충족시킬 수 있다. 동충하초 프라임은 진피 황기 오미자 등 여섯가지 전통 한방원료와 40여가지 과채발효 추출물을 첨가해 만든 건강식품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 가격은 18만원선이다. 피로회복, 인체면역력 강화 등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패밀리-씨는 동맥경화와 피부노화 예방에 효과적인 비타민C 제품이다. 가격은 90정짜리 3병 한 세트가 14만원이다. 웅진식품은 꿀 홍삼 음료세트를 선보였다. 장쾌삼골드와 웅진 벌꿀,용홍삼 등으로 구성된 장쾌삼 꿀 선물세트가 3만원대다. 용홍삼 웅진꿀세트는 5만원. 인삼과 홍삼 외에 녹용 영지 오가피와 국산 벌꿀을 추가한 것이 특징. 생식 전문기업인 이롬라이프도 6만원대인 이롬칼슘세트와 17만원대로 고가인 이롬포맨을 내놨다. 이롬포맨은 하와이 타이티 등에서 구한 노니를 주원료로 한 남성활력 보양식품이다. 웰빙 바람을 타고 햇반죽 세트와 수산물 1백% 과즙음료도 설선물 세트로 나왔다. CJ는 소화가 잘되고 조리가 간편한 햇반 삼계죽과 햇반 전복죽 등을 담은 세트를 1만8천원에 판다. 수산물 업체들은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수산물 세트에 몰리는 것을 감안,다양한 굴비세트 등을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