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를 당할 바에는 차라리 명예퇴직을 하겠다." 최근 들어 미국에서 조기퇴직을 선택하는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가만히 앉아서 해고를 당하기보다는 연금과 건강보험혜택을 챙길 수 있는 명퇴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고용주들도 해고란 무자비한 칼을 휘두르기보다는 조기퇴직 패키지로 종업원들을 설득하는 편이 덜 잔인하다고 여기고 있다. 지난해 10월 페덱스(FedEX)에선 조기퇴직 신청 대상자 1만4천명 중 3천6백명이 회사를 떠났다. 11월엔 2만1천6백명의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회사 전체 종업원의 10%에 해당하는 숫자다. 전 페덱스 직원인 리 허치슨씨(51)는 "회사가 퇴직 제안을 공고할 때까지 조기퇴직은 생각지도 않았다"며 "권고안을 읽는 순간 나를 포함,특정그룹을 대상으로 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기퇴직을 선택하는 근로자는 허치슨씨처럼 50대 초반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예정된 연금을 앞당겨 받거나 1년치,혹은 그 이상의 봉급을 퇴직수당으로 받고 회사를 떠난다. 건강보험을 계속 제공하겠다는 회사의 약속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기업고객들에게 조기퇴직 패키지를 설계해주는 한 경영컨설팅사의 데보라 하트 사장은 "과거와 달리 충분한 금액의 퇴직수당만 받을 수 있으면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