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가 상승을 계기로 상장법인들의 전환사채(CB) 발행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CB를 발행한 4개 기업 중 3개사의 주가는 전환가격을 밑돌아 주식 전환에 따른 투자 메리트는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CB를 발행한 상장사는 31개사였고 발행 규모는 2조3천3백61억원에 달했다. 금액 기준으론 전년보다 24.12% 늘어났다. 지난해 상반기 전환사채 발행 규모는 6천5백25억원(10개사 12건)에 불과했으나 하반기 이후 1조6천8백33억원(22개사 23건)어치가 발행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2001년 채권금융기관의 대규모 출자전환으로 CB 발행이 일시적으로 급증했으나 2002년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 발행 규모가 격감했다"며 "그러나 작년 이라크전쟁과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약세를 보였던 주식시장이 하반기 들어 강세를 나타내면서 발행 규모가 다시 급증 추세"라고 말했다. 회사별로는 쌍용양회가 4천2백87억4백만원어치를 발행해 가장 많았고 SK네트웍스(3천6백92억4천5백만원) LG카드(3천억원) LG전자(2천9백48억원) 현대종합상사(2천2백1억5천6백만원) 데이콤(2천억원) 순이었다. 지난해 CB를 발행한 기업 31개 중 24개사의 현재 주가(9일 종가 기준)가 전환가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