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회사 사이의 번호이동 업무를 중개해주는 번호이동관리센터 전산시스템의 잦은 장애로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 센터는 올해 초 업무개시 때부터 시스템 장애가 발생함에 따라 휴일인 11일 하루 동안 업무를 중단하고 정비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12일 업무시작 이후 오후 5시30분까지 단 한건의 번호이동 업무도 처리하지 못한채 시스템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아침부터 전국의 대리점을 찾았던 1만여명의 고객들이 번호이동을 하지 못해 항의하는 사태를 빚었다. 12일 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0분께 번호이동 업무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일선 대리점이 보낸 번호이동 업무 '개시요청'을 번호이동관리센터에서는 '마감요청'으로 인식해 업무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번호이동관리센터가 지난 11일 업그레이드한 번호이동처리 소프트웨어에 결함이 있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번호이동관리센터는 이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11일 업그레이드했던 소프트웨어를 삭제하고 종전에 사용하던 소프트웨어를 재가동해 오후 5시30분께 업무를 재개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이승모 부회장은 "번호이동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시도했으나 오히려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종전의 소프트웨어는 업무처리 속도 등을 제외하면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번호이동 업무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사용하던 소프트웨어에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장애가 수시로 발생,소프트웨어 교체를 시도했던 것"이라며 "결국 번호이동성제도 초기에 나타났던 사고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통신부와 번호이동관리센터가 그동안 발생했던 전산오류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형 전산사고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걱정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