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주주의 권리와 경영감시를 대폭 강화한 기업지배구조 개정안을 12일 공개했다. 이 개정안은 최근 수년간 잇달았던 엔론,월드콤 등과 같은 거대기업의 회계부정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는 게 그 목적이다. 때문에 주주 배상권을 확대하고 경영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정안은 여론 수렴을 거쳐 오는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연례 각료이사회에서 정식 채택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우선 주주의 권리 강화를 위해 잘못된 경영으로 인한 손실에 대해 주주가 경영진 및 감사 등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경영진 선임과 관련,주주들은 후보의 지명권과 나아가 선출도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 과다보수 관행을 막기 위해 경영진의 보수정책 결정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감사에 대해서는 주주와 이사회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도록 해 경영진의 회계부정 압력으로부터 자유롭도록 했다. 또 경영상의 부정을 알리는 내부고발자는 적극 보호받도록 하고 이사회 등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이 없도록 규정했다. 가장 논란이 됐던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회장직의 분리도 개정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CEO와 이사회 회장을 동일인이 겸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이사회 회장의 경영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시켰다. OECD는 기업경영과 지배구조의 표준이 될 기업지배구조원칙을 지난 99년 처음으로 채택해 30개 회원국에 제시했으나,이후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선진국 대기업에서 새로운 회계부정 사례가 잇달아 터지면서 개정 필요성이 대두됐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